포스코 뜨고 삼성SDS 지고... 요동치는 시총 순위

    입력 : 2016.04.27 09:24

    1분기 어닝시즌 맞아 순위 변동
    영업이익 93.7% 늘어난 포스코 '어닝서프라이즈'에 10위로 올라
    삼성SDS, 그룹 개편서 소외되고 실적 부진 우려에 21위까지 추락


    1분기(1~3월)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이 본격화되면서 시가 총액 상위 주(株)들의 순위가 요동을 치고 있다.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대형주들은 시가 총액 순위가 크게 오른 반면, 1분기 실적이 나빴거나 나쁠 우려가 있는 대형주들은 시가 총액 순위가 뒤로 한없이 밀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의 주가는 이날 23만4500원으로 마감, 올해 초 19위까지 떨어졌던 시총 순위가 10위까지 올라갔다. 이날 12만3000원으로 마감한 KT&G도 19위까지 떨어졌던 시총 순위를 14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올해 초 시총 '톱 10'에 진입했던 삼성SDS는 이날 현재 2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올 2월 6위까지 올랐던 SK하이닉스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가 26일 9위를 기록했다.


    ◇포스코·KT&G 등 '어닝 서프라이즈'


    해외 철강 자회사의 실적 악화 등으로 올해 초 주당 15만원대까지 떨어졌던 포스코의 주가는 어느새 50% 넘게 올랐다. 지난해 해외 철강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주가가 곤두박질쳤지만, 올해는 이들의 적자 폭이 줄면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93.7% 늘어난 6598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연초부터 중국이 앞으로 5년간 철강 생산 능력을 1억~1억5000만t 줄이는 강도 높은 철강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발표하면서 철강 가격이 오르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아 포스코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 철강 가격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포스코의 목표 주가 상향도 줄을 잇고 있다. 삼성증권이 "아직 좀 더 누려보자"며 포스코의 목표 주가를 27만5000원에서 32만원으로 16%가량 올렸다. 키움증권도 "Still hungry(아직도 배고프다)"라며 목표 주가를 30만원으로 올렸다. HMC투자증권·KTB투자증권 등도 포스코의 목표 주가를 올렸다.


    올 초 주가가 주당 10만원대에서 머물던 KT&G도 시장 전망치를 42%나 웃도는 깜짝 실적 덕분에 최근 12만원대까지 주가가 올랐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초 시총 상위 2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지난주 전 분기 대비 206%나 늘어난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시총 순위를 18위까지 끌어올렸다.


    ◇삼성SDS·SK하이닉스는 순위 하락


    호(好)실적으로 주가와 함께 시총 순위도 끌어올린 기업이 있는 반면, 실적 부진 등의 우려로 시총 순위가 대폭 떨어진 기업도 있다. 삼성SDS의 1월 27일 종가는 26만1000원이었다. 시총 순위도 9위로 '톱 10'에 들었다. 그러나 26일 주가는 17만원까지 떨어졌고, 시총 순위도 21위까지 밀렸다. 삼성SDS의 부진은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데다,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에서 소외됐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S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7.73%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S의 지분을 매각한 데다 1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삼성SDS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실적 부진 우려로 2월에 3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이달 초 2만6000원대까지 떨어졌었다. D램 가격 하락과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26일 발표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시장의 우려대로 전 분기 대비 43.2%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다. 다만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6% 급등한 2만9150원으로 마감했다. 실적 부진 이슈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데다 외국인들이 450억원어치를 순매수(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것) 하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