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관광 패권, 5~6년내 결판"

    입력 : 2016.04.22 10:31

    [정창수 관광공사 사장]


    "올림픽 잇따르는 2022년까지 美·유럽·무슬림 관광수요 흡수
    한국 찾는 외국인 관광객 2020년까지 2500만명 목표"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2020년과 2022년 도쿄와 베이징에서는 하계·동계올림픽이 이어집니다. 동아시아에서 5년 동안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가 3개나 열리는 것입니다. 이때 생기는 관광객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한국 관광 산업의 사활이 달려있습니다."


    정창수(59)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본지와 만나 "한중일 3국의 관광 패권은 향후 5~6년 안에 결판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2000만명 유치하겠다고 했다가 이미 달성하자 목표를 두 배인 4000만명으로 늘렸고, 중국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관광 산업 도약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지난 19일 관광공사 서울센터 앞에서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모든 외국인 관광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우리도 2018년 평창 대회가 있습니다. 대회 전까지 20여차례 테스트 대회가 열리고 각종 이벤트와 전지훈련이 집중됩니다. 이를 통해 미주·유럽 동계 스포츠 강국의 관광 수요를 흡인해야 합니다."


    정 사장은 "우리 관광 산업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지금은 중국 파이를 키우는 작업이 필요할 때"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 관광을 통제하는 정책을 내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00만명이었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는 800만명, 2020년에는 1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과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로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처럼 중국도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최근 부상하는 무슬림 관광 수요도 중요하다고 했다. 17억명에 달하는 중동과 동남아 무슬림 시장은 중국 못지않은 잠재력이 있다는 것. 그는 "무슬림들이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작은 기도실을 곳곳에 만들고, 할랄 음식을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식당을 인증해주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유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정 사장은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500만명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 1320여만명보다 90% 많은 수치다. 이를 위해 그는 "동남아부터 남미까지 각국을 찾아 한국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는 행사를 더 많이 벌이고, 첨단과 예술, 한국의 미를 결합한 한류 체험관인 'K스타일 허브'를 통해 콘텐츠 부가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중화권 개별 관광객을 겨냥해 한류·문화·관광을 융합한 88선(選) 특화 상품을 내놓고, 숙박·음식·쇼핑 등 관광업체들의 서비스 품질을 관광공사에서 통합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외국인을 친절한 웃음으로 맞이하자는 'K스마일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중심이 돼 1990년부터 '봉주르(안녕하세요) 캠페인'을 펼쳤고, 싱가포르에서는 국민 친절 운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진심을 담은 응대에 관광객들이 감동하고 다시 한국을 찾게 하자는 것이다.


    "관광 진흥에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최고의 관광 인프라인 한강에 대형 고급 유람선은 띄우지 않고, 정부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문 닫게 해서 123층 초대형 관광 랜드마크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답답합니다."


    정 사장은 행정고시(23회) 출신으로, 국토해양부 1차관을 지냈다. 2013년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됐지만 이듬해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9개월 만에 사표를 던져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임기 3년의 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정 사장은 이와 관련, "당시 새누리당의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웠다"며 "관광공사에서의 성과로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