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社, 유료 방송 '독점 콘텐츠' 확보 전쟁

    입력 : 2016.04.21 09:45

    [휴대전화 시장 정체 돌파구]


    KT, 드림웍스 채널 독점 서비스
    SK는 직접 콘텐츠 제작 들어가
    LG도 美드라마 수백편 들여와
    화질 업그레이드 경쟁도 한창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방송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드림웍스나 NBC유니버셜 등 해외 콘텐츠 제작업체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나서는 한편, 화질과 전송 속도 개선, 모바일 플랫폼(기반) 확대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기존의 캐시카우(cash cow·현금창출원)인 통신 서비스 시장이 성장 정체 상태에 빠지자 유료 방송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KT 강국현 마케팅부문장은 "미국 최대 유료 콘텐츠 업체 넷플릭스는 국내에서는 모든 콘텐츠를 UHD(초고화질)급으로 제공하는 상황"이라며 "이제 국내 통신 업체들은 해외 콘텐츠 업체와도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점 콘텐츠 확보에서 자체 제작까지


    KT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드림웍스와 함께 다음 달 3일부터 '드림웍스 채널'을 독점으로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KT의 IPTV 서비스 '올레tv'와 모바일 서비스 '올레tv모바일' 가입자들에게 드림웍스가 제작한 TV시리즈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드림웍스는 애니메이션 '슈렉'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장화신은 고양이' 등을 제작한 업체다. KT는 이미 드림웍스가 만든 주문형비디오(VOD) 4000여편을 확보해 놓았다. KT는 작년 9월부터 미국 드라마(미드) 동시 방영 서비스도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미국 방송사에서 만드는 주요 미드를 현지 방송 직후 48시간 이내에 서비스하는 것이다.


    20일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올레tv 드림웍스 채널’출시 기념행사에서 에릭 엘렌보겐(왼쪽에서 둘째) 드림웍스 해외TV 대표와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 전무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쿵푸팬더’캐릭터 등과 무술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BTV'를 운영하는 SK브로드밴드는 아예 독점 동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에 들어갔다. 지난 1월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예능 '마녀를 부탁해' '72초 데스크' 등을 제작 지원해 서비스하는 것. SK텔레콤 역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핫질'을 통해 모바일용으로 제작한 콘텐츠들을 고객들에게 독점 제공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메이즈러너' 출연 배우 이기홍이 나오는 드라마 '부탁해요 기홍씨'가 대표적인 콘텐츠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케이블 채널 HBO의 최신 드라마물을 국내에 독점 제공해왔다. 올해 2월에는 시리즈 400여편을 추가로 가입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프로야구 팬들을 위해 LG트윈스의 올겨울 전지훈련 연습경기를 독점 중계했을 뿐 아니라, 작년 9월에는 미국 NBC 유니버셜이 제작한 인기 콘텐츠 72편을 국내 최초로 독점 제공하기도 했다.


    ◇화질 업그레이드 등 기술 경쟁도 치열


    통신사들이 벌이는 화질 경쟁 역시 콘텐츠 확보 경쟁 못지않게 뜨겁다. SK브로드밴드는 국내 최초로 HDR(High Dynamic Range)이 적용된 콘텐츠를 IPTV에 시범 서비스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HDR은 화면의 명암을 분석해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표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가장 비슷한 영상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앞서 KT는 올레tv 전(全) 채널을 7월까지 풀HD(고화질)급 화질로 개선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부터 이 회사는 기존 표준해상도(SD급) 채널을 풀HD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 HD채널 189개에 HD로 전환되는 채널 27개와 신규 채널까지 더해 총 240개 채널을 풀HD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한 올레tv모바일에서 제공 중인 70여개 실시간 방송채널도 올해 상반기 중 모두 풀HD급 화질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2014년 10월 'tvG 4K UHD(초고화질)' 셋톱박스를 내놓으면서 기존 고화질 영상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 셋톱박스는 출시 초기 하루 100대 이상 판매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 가운데 10% 이상이 UHD 가입자다. LG유플러스는 이 셋톱박스에 우퍼 스피커를 내장하는 등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