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수익률 7.27%... 배당주 펀드, 연초부터 쑥쑥

    입력 : 2016.04.21 09:23

    [요즘 잘나가는 배당주 펀드, 어떻게 골라야 할까]


    - 장기 수익률 꼼꼼히 따져야
    환매 수수료 있기 때문에 최소 1년 이상은 보고 투자


    - '무늬만 배당주 펀드' 조심해야
    대형주 위주로 쓸어담는 곳도 배당수익률 중점적으로 봐야


    - 해외 펀드는 환율 리스크가
    원화 오를 땐 환 헤지형 택해야 환 노출형 고르면 손해 볼 수도


    요즘 배당주 펀드가 훨훨 날고 있다. 2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내 설정된 배당주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7.27%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5.05%)은 물론이고, 코스피 지수 상승률(6.96%)보다도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무려 1조192억원이 빠져나갔지만, 배당주 펀드에서는 200억원 정도만 빠져나가 자금 이탈이 매우 적었다.


    보통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기업들의 배당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배당주들의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달리 배당주 펀드가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200 구성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이 낮은 50종목을 선정해 만든 지수인 '코스피 200 고배당 지수'는 연초와 비교하면 13.25% 올라 코스피 지수의 연초 대비 수익률 4.53%보다 훨씬 높다. '고배당주'라는 타이틀이 주가 하락의 버팀목이 되고,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의 주주한테는 배당 수익에 대해 세금을 깎아 주는(배당소득증대세제) 등 배당주에 우호적인 정부 정책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배당주 펀드라도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배당주 펀드는 장기 상품이므로 '투자의 방망이'를 길게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해외 배당주 펀드를 고를 경우엔 환율 변동 위험을 떠안는 환(換) 노출형인지, 환율 변동 위험을 없앤 환 헤지형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장기 수익률을 잘 살펴라"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설정액 100억원 이상 국내 배당주 펀드 중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이다. 이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19%인데, 최근 3개월 수익률도 8.19%를 기록하며 3개월 수익률 순위에서도 8위에 올랐다. 반면 최근 3개월 수익률 9.01%를 기록해 수익률 2위에 오른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의 1년 기준 수익률은 -0.23%다. 3개월 수익률 8.97%로 3위에 오른 동부자산운용의 '동부진주찾기고배당증권투자신탁1'의 1년 수익률도 -0.33%로 마이너스(-)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는 환매 수수료가 있어 단기간에 환매하기보다는 최소 1년 이상은 보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단기 수익률은 물론이고, 장기 수익률도 함께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배당주 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펀드들이 최근 1년 성과가 비교적 좋았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은 1년 수익률이 0.71%고, '피델리티월지급식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은 0.69%였다. 해외 배당주 펀드 중 최근 1년 수익률이 플러스(+)인 것은 이 두 펀드뿐이다.


    ◇"배당수익률을 따져라"


    배당주 펀드를 고를 때 배당주 펀드의 스타일이 분명한 펀드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배당주 펀드라는 이름을 갖고는 있지만, 배당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않고 대형주 위주로 쓸어담는 '무늬만 배당주 펀드'도 있기 때문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의 스타일이 분명한 펀드를 고르는 데 중요한 판단 기준은 시가배당수익률"이라고 말했다. 배당수익률은 펀드에 들어 있는 종목에서 나오는 배당 수익을 펀드 기준 가격으로 나눈 것이다. 이는 펀드 자체의 수익률과는 개념이 다르다. 펀드 전체의 수익은 배당 수익에다 보유 주식의 가격 등락에 따라 사고팔아서 얻은 시세 차익까지 합한 개념이다. 이 때문에 펀드의 배당수익률을 중점적으로 보면 해당 펀드가 '배당주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배당주 펀드 설정액 상위 5개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였다. 이 펀드는 올해 1월 기준으로 삼성전자·SK텔레콤 등 대형 배당주에 자산의 94% 이상을 투자해 지난해 2.45%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도 각각 2.18%와 2.08%의 배당수익률을 보이며 배당수익률이 높은 펀드로 꼽혔다.


    ◇"해외 배당주 펀드를 고를 땐 환율 변동 위험 고려해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항상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위험)를 안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장기 투자에 적합한 배당주 펀드 특성상 해외 배당주 펀드에 투자할 때는 환 노출형인지 환 헤지형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 노출형은 외국 통화 대비 원화 환율이 상승할 경우(원화 가치 하락)에는 펀드의 수익률과 더불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차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 통화 대비 원화 환율이 하락할 경우(원화 가치 상승)에는 반대로 손해를 볼 수 있다. 해외 배당주 펀드들의 투자 설명서에는 환 헤지(hedge·위험 분산) 여부가 표시돼 있어 꼭 읽어봐야 한다. 배당주 펀드에 투자할 기간을 먼저 정하고, 이 기간에 원화 가치가 내릴 것으로 판단되면 환 노출형을, 원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판단되면 환 헤지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환 헤지형이라고 하더라도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환 헤지가 가능한 선물 시장 등이 활성화돼 있어 100% 가깝게 헤지가 가능하지만, 주요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완전한 헤지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