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社 고객도 대환영"... 통신 3社, 서비스 개방 경쟁

    입력 : 2016.04.07 13:32

    ['담장 허물기'로 미래 고객 확보]


    시장 포화, 매출 감소 조짐에 외식·쇼핑 할인 등 서비스… 앱만 설치하면 누구나 이용
    KT '올레TV모바일' 개방, SKT 'T키즈폰' 서비스 인기, LG유플러스는 홈IoT 1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스스로 통신사 간 장벽을 허물고 다른 통신사 가입자에게도 자사의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한 국내에서는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생각하기 힘들었던 일. 통신업체들은 자사 고객을 묶어두는 데 모든 서비스의 초점을 맞췄었다. 그러나 최근 이통 시장 포화에 이른 데다 초기 가입비 폐지와 다양한 요금제 도입으로 매출 감소 조짐을 보이자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사 고객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KT 융합서비스 개발 담당 최정윤 상무보는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목표"라면서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일단 사용자를 늘리면 파트너십 계약 등 사업 모델 개발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통신사 경계 없앤 서비스 줄이어


    SK텔레콤은 6일 20~30대 직장인에게 특화된 할인·무료 혜택 제공 서비스 'T라이프'를 출시했다. 출근 시간에는 커피나 빵 할인, 점심 시간에는 외식·쇼핑 할인, 퇴근 시간엔 레스토랑 할인이나 무료 영화 콘텐츠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이 내놓은 서비스이지만 이용 중인 통신사에 관계없이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앱만 설치하면 된다. 주지원 SK텔레콤 상품마케팅본부장은 "SK텔레콤 비용으로 다른 통신사 고객에도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요즘 새로 나오는 서비스는 통신사에 관계없이 모든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사에 관계없이 홈IoT(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국내 1위 홈IoT 서비스 사업자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홈IoT 가입자는 3주 만에 1만가구, 6개월 만에 23만가구를 돌파했다. 이 서비스는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홈 IoT 앱'을 다운로드 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가전제품, 전자식 잠금장치(디지털 도어), 가스 밸브, 전등, 보일러 등을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류창수 상무는 "통신사의 장벽을 없앤 덕분에 개별 기능마다 월 1000원씩 이용료를 받는데도 단기간에 2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통신사 장벽 허물기 가속화될 것"


    자사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모든 통신사 가입자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 전용 어린이 웨어러블 기기인 'T키즈폰'이 대표적이다. T키즈폰은 쉽고 빠른 조작으로 주변에 위험을 알리거나 부모에게 위치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기기다. SK텔레콤이 2014년 T키즈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는 부모가 SK텔레콤 고객이어야만 T키즈폰과 연동해 자녀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위험 알림 문자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지난 1월부터 부모가 이용하는 통신사에 관계없이 T키즈폰과 연동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통화 중에 메시지 보내기나 스팸 차단 기능이 있는 'T전화'와 '연락의 신'을 통신사와 관계없이 쓸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했다.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KT는 지난해 12월부터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올레TV모바일'을 타사 가입자들도 유·무료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도록 개방했다. 지난해 7월과 지난 1월 서비스를 출시한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LTE비디오포털' '옥수수'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콘텐츠 제공으로 이용자를 유인한 뒤 유료 콘텐츠를 판매하거나 월정액 가입자로 만들어 수익을 내는 구조다. LG유플러스 마케팅전략담당 최순종 상무도 "서비스를 자기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것은 스스로 사업 영역을 제한하는 꼴"이라며 "앞으로 다른 통신사 고객에게도 서비스의 문을 활짝 여는 장벽 허물기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