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31 15:39
[환경부, 올해 전기車 8000대 보급 계획… 알뜰 구매 가이드]
- 국내 승용형 전기車 7종 출시
한번 충전해 100㎞ 이상 달려… 도심 주행에는 무리 없어
배터리 충전, 가정에선 4~5시간… 고속 충전기 이용 땐 30분 걸려
- 보조금 최대 2000만원
출고가 4590만원 닛산 리프, 순천에서 사면 2590만원
지자체별 보조금 예산 한도 있어… 신청자 몰리면 추첨으로 선정
가전제품 전문점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8일부터 제주 신제주점과 서귀포점에 일본 닛산자동차의 전기자동차 리프(Leaf) 실물을 전시해 놓고 판매에 들어갔다. 대형 전문점에서 전기차를 파는 것은 유통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하이마트는 상반기 중으로 두 매장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도 설치할 예정이다.
하이마트가 전기차 판매에 나선 것은 제주가 '전기차 메카'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는 지난해까지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5000여대 가운데 40% 이상이 몰려 있다. 하병순 롯데하이마트 생활부문장은 "미래형 상품 시장 선도와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해 전기차 판매를 결정했다"며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전기차 유통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도 미래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을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해 최근 신차를 속속 내놓거나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 미만으로 미미하지만, 친환경 자동차가 멀지 않아 대세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기차는 주행 과정에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산화탄소·미세 먼지 같은 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전기차는 가격이 비슷한 크기의 내연(內燃) 기관 자동차의 약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출고가보다 최대 2000만원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올해 80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한 번 충전으로 100㎞ 이상 주행
현재 국내 시판 중인 승용형 전기차는 모두 7종이다. 경차로는 레이(기아차)와 스파크(한국GM) 2종이 있다. 나머지 SM3(르노삼성차), i3(BMW), 리프(닛산차), 쏘울(기아차), 아이오닉(현대차) 5종은 모두 준중형급이다. 이 가운데 아이오닉 전기차 모델은 현재 현대차가 사전 계약을 받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봄·여름·가을철 상온에서 보통 100㎞ 이상 달릴 수 있다. 도시를 오가는 장거리 주행은 힘들지만, 시내에서만 움직이는 도심 주행에는 무리가 없다. 일반 가정에서 배터리 완충에 걸리는 시간(완속 충전 시간)은 보통 4~5시간이다. 저녁에 심야전기를 이용해 충전을 시작하면 다음 날 새벽 충전이 끝난다. 고속도로 휴게소, 공공기관에 마련된 고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완충 시간이 30분 이내로 짧아진다.
전기차는 겨울철에는 배터리 성능 저하로 주행 거리가 짧아진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배터리의 화학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데다가 히터 가동으로 전기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전기차 동호회에는 지난겨울 혹한 때 "주행 거리가 평소보다 30~50% 줄었다"는 사용 후기가 대거 올라왔다.
◇출고가 4590만원 전기차, 실구매가는 최저 2590만원
전기차는 출고가만 놓고 보면 싸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실구매가는 최고 2000만원 낮아진다.
중앙정부 보조금은 1200만원으로 동일하다. 지자체 보조금은 지역별로 다르다. 전남 순천은 800만원, 제주는 700만원, 서울은 50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중앙정부 보조금을 합하면 1200만~2000만원을 지원받는 셈이다. 예를 들어 출고가가 4590만원인 닛산 리프를 순천에서 사면, 실구매가가 2590만원으로 떨어진다. 전기차와 가솔린 모델이 동시에 판매되고 있는 기아차 쏘울의 경우, 순천이나 제주에선 가솔린차 가격과 비슷한 2000만원 초반대에 전기차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에 따라 취득세가 최대 140만원 줄어들며, 완속 충전기 설치비 400만원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자체별 보조금 지급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신청자가 몰리면 추첨으로 보조금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심순섭 순천시 환경보호과장은 "공고일 현재 순천 거주자라면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서 "아이오닉이 인도되는 6월 이후 신청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