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실적순... 권오현 56억↑ 신종균 98억↓

    입력 : 2016.03.31 15:17

    - 상장社 등기임원 작년 연봉 공개
    권오현 150억 '연봉 킹'… 하루 4000만원 벌어


    시가총액 70% 늘린 LG 차석용, 연봉도 100% 가까이 늘어 21억
    적자 현대重은 5억 이상 '제로'
    유기덕 前 위메이드 부사장, 스톡옵션으로만 52억 대박
    직원들 평균 연봉 1억 넘는 곳… 삼성전자·KB금융·카카오 등 15社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권오현 부회장이 작년에 149억5400만원을 받아 국내 최고 연봉 CEO(최고경영자)가 됐다. 일당 4000만원 꼴이다. 권 부회장은 사상 최대인 12조79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공을 인정받아 연봉이 1년 만에 56억원 늘었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부진에 따라 전년에 비해 98억원 줄어든 47억9900만원을 받아 '연봉 1위' 자리를 내줬다.


    본지가 30일 삼성전자·현대차·SK텔레콤·LG전자 등 국내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 보고서에 나오는 5억원 이상 연봉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실적 따라 보상한다'는 보수 체계가 정착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또 경기 불황 여파로 전년(2014년)에 비해 연봉이 줄어든 경우가 많았으며,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중공업 등에서는 연봉 삭감이 두드러졌다. IT 업계 등에서는 오너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전문 경영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직원 평균 연봉(스톡옵션 포함) 1억원이 넘는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증권, SK텔레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카카오, 휴맥스홀딩스, 대한유화 등 15곳이었다.


    ◇실적 따라 오르고 내린 연봉


    LG그룹에서는 그룹 전문경영인 중 최장수 CEO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보수가 지난해 21억5100만원으로 전년의 약 두 배로 늘었다. 회사 시가총액을 1년 사이 70%(9조7300억원→16조4000억원) 이상 끌어올린 데 대한 보상이다.



    반면 작년 '빅3'가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로 총 8조원 적자를 기록한 조선업계에서는 1위 기업 현대중공업도 연봉 5억원을 넘는 등기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1위이고 현대제철이 2위지만, CEO 연봉 순위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2억700만원으로 2위,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이 16억24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통신3사 CEO 중에선 LG유플러스 이상철 전 부회장이 21억7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12억2900만원을 받은 KT 황창규 회장이었다. 지난해 3월부터 SK텔레콤 CEO를 맡고 있는 장동현 사장의 보수는 공시되지 않았으며, 5억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스톡옵션 대박 터진 인터넷·게임업계


    게임 업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서 핵심 개발자로 일하던 유기덕 전(前) 부사장은 55억4800만원의 연봉을 받아 인터넷·게임업계 1위로 꼽혔다. 최근 퇴사한 유 전 부사장은 작년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51억9600만원을 벌었다.


    인터넷 업계에선 네이버 김상헌 사장의 지난해 연봉이 22억3900만원으로,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9억8400만원)보다 12억원 이상 많았다.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였다가 현재 자회사 라인으로 옮긴 황인준 부사장도 이 의장보다 많은 14억3100만원을 받았다. 반면 카카오에서는 작년에 5억원 이상 연봉을 받은 등기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게임업계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급여 11억5000만원, 상여금 9억5800만원 등 총 21억2000만원을 받았다.


    ◇오너들 연봉 공개는 많지 않아


    현행법상 연봉 5억원 이상의 등기이사만 명단과 연봉을 공개하는데, 연봉 공개를 꺼린 오너 경영인 상당수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10대 그룹 오너 총수 가운데 연봉을 공개한 경영인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 5명이었다. 삼성가(家)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연봉이 공개되지 않았고, 유일하게 등기이사로 등재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작년 20억31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56억원)와 현대모비스(42억원)로부터 총 98억원을 받았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 18억7000만원, 모비스 6억원 등 총 24억7000만원을 받았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LG로부터 53억4800만원을,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은 LG전자로부터 19억3500만원을 수령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작년 보수는 41억원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등 4개 계열사로부터 전년보다 14억5000만원 늘어난 58억원을 받았다. 신동빈 회장의 친형으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롯데건설과 호텔롯데로부터 총 20억65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허창수 GS 회장은 ㈜GS와 GS건설로부터 37억9900만원을 받았으며, 조양호 한진 회장은 3개 계열사로부터 64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두산그룹에선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14억원, 새로 그룹 총수에 오른 박정원 회장이 14억1100만원을 받았다.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급여를 받기 시작해 공개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