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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 스마트폰 아닌 '가상현실(VR)' 주도권 싸움 치열

이재은 기자 기자 ㅣ jaeeunlee@chosun.com
등록 2016.02.22 15:50 / 수정 2016.02.22 15:56

'삼성 갤럭시 언팩 2016’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가상 현실을 통해 제품 소개를 관람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상현실(VR)이 IT업계의 새 격전지로 부상했다. 전 세계 ‘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도 가상현실이 스마트폰을 밀어내고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2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 센터(CCIB)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S7' 공개 행사에서는 독특한 풍경이 연출됐다. 행사장을 메운 5000여명의 관람객은 스키 고글을 연상시키는 가상현실 기기 '기어 VR'를 쓰고 신제품 발표를 관람했다. 삼성전자가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손잡고 선보인 '기어 VR'는 가상현실 전용 기기이다. 이날 행사장에 '깜짝' 등장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가상현실은 차세대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60도 영상 촬영이 가능한 '기어 360'도 함께 선보였다. 사용자들이 가상현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 CEO는 "앞으로 모든 행사를 VR로 생중계하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 호르디 클럽’에서 ‘LG G5 Day’를 열고 ‘LG G5’와 부가기능인 ‘LG 프렌즈’를 공개했다. /LG전자 제공

앞서 LG전자도 다양한 방식으로 조립할 수 있는 전략 스마트폰 ‘G5’를 선보인 행사에서 가상현실 기기 'LG 360 VR'와 360도 사진·영상 촬영이 가능한 'LG 360 캠'을 함께 공개했다. LG전자의 'LG 360 VR'은 삼성전자 제품보다 가벼워 호응을 얻었다. G5는 세계 최초로 기기끼리 결합할 수 있는 모듈 방식의 디자인을 채택해 '하드웨어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외신으로부터 받았다.

이날 G5 행사에는 구글의 스트리트뷰 PM(프로덕트 매니저)인 찰스 암스트롱이 등장했다. 암스트롱 PM은 이날 LG 360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구글 스트리트 뷰에 올리는 방법을 직접 시연했다. LG 360 캠으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은 구글의 지도 서비스인 구글 스트리트 뷰와 유튜브 360에 올릴 수 있다.

IT 기업들이 이처럼 가상현실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올해 67억 달러에서 2020년 700억 달러로 약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컴퓨터 기술로 사용자의 시각·청각·촉각 등을 자극해 존재하지 않는 영상이나 장면을 실제처럼 느끼게 해주는 가상현실은 게임, 엔터테인먼트, 교육, 스포츠는 물론 B2B 영역인 건축,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페이스북,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상현실 기기와 360도 촬영 카메라 등 주변 기기까지 선보인 이유도 가상현실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제품 발표를 통해 삼정전자가 VR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시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큘러스 VR를 착용한 사용자. /조선일보DB

구글과 애플도 지난 몇 년간 가상현실 콘텐츠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올해 초 가상현실 사업부를 신설하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가상현실 기기를 개발 중이다. 애플 역시 비밀리에 VR 개발팀을 꾸리고 가상현실 분야 최고 권위자인 더그 보먼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영입했다. 이달 초에는 아이폰과 호환 가능한 VR 헤드셋 ‘뷰마스터’를 출시했다.

팀 쿡 애플 CEO는 "가상현실을 틈새시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굉장한 응용프로그램을 보유한 가상현실은 주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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