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28 14:24
[2016 소비자가 뽑은 신뢰 브랜드] 심사평
- ▲ 심사위원장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서영호 교수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품질에 대한 신뢰의 발현이다. 브랜드가 널리 알려질수록 그 기업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한국제품의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것이 별로 없었다. 지금은 세계시장에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선 현대차도 80, 90년대 중형 승용차 쏘나타(Sonata)가 미주시장에 처음 수출되었을 때 한국교민들 조차도 '소나 타'는 차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로 한국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는 부족했다. 현대차의 브랜드 상승은 제품의 품질혁신에서 시작되었다. 20년쯤 전인 1990년대 중반 제이디파워(J.D.Power)가 조사한 현대차의 신차만족도는 2점 대 초반으로 바닥권이었으나 그 십 년 후 3점 대 후반으로 급상승 하였으며 최근 들어서는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수출국에서 평가하는 제이디파워의 다양한 소비자 만족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만족도, 브랜드 인지도를 보여주고 있다.
불과 10~20년 전만해도 삼성전자 제품은 세계적으로 백화점 진열대의 한쪽 구석에나 위치했던 변방의 브랜드였으나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이에는 십 수년 전 삼성전자 휴대폰의 통화품질이 떨어진다는 걸 알아챈 경영진이 휴대폰을 전량 수거해 공장 마당에서 화형식을 할 정도로 우직한 품질 집착이 이러한 경쟁력을 키웠다.
해외 여행시 한국광고판과 한국제품을 보는 것은 여행의 잔잔한 재미를 더 해준다. 년 전에 갔던 러시아의 크레믈린 궁 근처 모스크바 강에 있는 삼성브릿지에서 한국 기업의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보았다. 러시아 친구가 현대브릿지, 엘지브릿지 등도 더 있다고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10년 전쯤 대만 타이페이 학회에 갔을 때는 호텔 내부가 온통 대장금 간판에 대장금 식당이 있었다. 인도 델리에서 묵었던 한 호텔에서는 얼마 전 일식당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한식당이 문을 열었다고 해서 김치찌개를 편하고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최근 한국의 브랜드는 대기업, 제조업 뿐 만 아니라 한류 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중소기업, 서비스업까지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K팝, 드라마는 물론 화장품, 의류, 식품 등 전 산업에 걸쳐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70년대 후반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어느 외교부 강사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이스라엘의 수도는 텔아비브가 아니고 뉴욕이에요, 유대인은 이스라엘이 지사고 본사는 미국입니다" 1400만 유대인 인구 중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과 미국에 사는 유대인이 600만 정도씩으로 비슷하다. 한국의 해외동포 수는 6백만 정도로 비율로만 따지면 유대인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어느 대기업 총수가 '세계는 좁고 할 일은 많다' 고 했는데 앞으로 더욱 더 가까워지는 지구촌 글로벌 시대에 우리 "한민족의 본사는 세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의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떨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 코리아의 위상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