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의숙 인코칭 대표, 김재은 인코칭 본부장 "블루칼라들을 위한 코칭혁명이 일어난다"

  • 리더피아 신승훈 편집장

    입력 : 2015.11.24 15:41

    코칭은 화이트칼라만의 전유물일까? 국내 코칭 역사의 산증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인코칭이 생산직 현장노동자들을 위한 새로운 코칭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경제 성장을 위해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과 혁신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큰 역할이 기대된다.


    때는 1993년. 당시에 기업교육은 집체교육 등 1대 다수의 형식이거나 정해져 있는 매뉴얼대로 교육생들이 따라오도록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래서인지 교육 후 눈에 띄게 변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당시 국내 대표적 기업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담당했던 홍의숙 대표는 값비싼 수강료만큼의 교육효과가 나오지 않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지만 비용대비 효과가 출중하지 않다는 스스로의 판단 때문에 한 켠에는 고객사에 미안함도 느껴졌다. 그래서 교육이 종료된 후 참석한 임원 한 명을 붙잡고 물었다.


    "교육내용에 만족하시나요?" "네 좋은 이야기지요." 심드렁한 대답이 돌아왔다. 교육내용이 좋은 것은 알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남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었다.


    이후 홍 대표는 교육을 진행할 때마다 고객사 CEO들을 1:1로 만나 힘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에 대해 따로 문답을 진행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CEO는 "기존 교육보다 지금 이렇게 한 시간 대화를 나누는 것이 훨씬 느끼는 점이 많다"며 "매시간 따로 비용을 책정할 테니 간혹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홍대표에게 제안을 했다.  홍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아! CEO나 임원들은 1:1로 자신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원하는구나. 앞으로 이런 시장이 열리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 후 홍 대표는 CEO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그 가치가 얼마인지도 몰랐고 단지 고객만족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코칭이라는 개념을 몰랐지요. 하지만 나중에 보니 내가 코칭을 한 것이더군요. CEO들에게 무슨 미션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했느냐? 회사의 제품이나 당신의 리더십에 몇 점을 줄 수 있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성장을 위해 무엇이 바뀌면 될까? 등의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10년간 무보수로 대화를 이어가던 홍 대표는 착실한 준비를 거쳐 2003년 인코칭을 설립했다. 국내에 본격적인 코칭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리더피아>는 지난 10월 15일 대한민국 코칭산업의 역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인코칭을 찾아 코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홍의숙 인코칭 대표, 김재은 인코칭 본부장, 유승용 리더피아 발행인, 신승훈 리더피아 편집장 4명이 진행한 이날의 대담 요약.



    유승용 리더피아 발행인(이하 유승용) : 10년 전쯤 OBS에 출연했던 프로그램을 우연히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지인토크 코너에서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대표와 홍의숙 대표님 등이 나와 내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초심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홍의숙 인코칭 대표(이하 홍의숙) : 주변에서 10여 년 전 내가 말했던 꿈에 대해 말해줄 때가 있다. 벌써 10년이 지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이 바쁘니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신승훈 리더피아 편집장(이하 신승훈) : 10대에는 시속 10km, 50대에는 시속 50km로 시간이 지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김재은 인코칭 본부장(이하 김재은) : 인코칭 입사 후 코치가 되고 싶어하시는 은퇴자 분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생각이 바뀌더라. 어떻게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만 생각했었는데,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일까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유승용 : 국내 코칭업계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인코칭 설립 후만 따져도 13년이다.


    홍의숙 : 2002년 한 일간지에 CEO 코칭 관련 칼럼을 기고하면서 경영자에게 코칭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내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칼럼을 본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책으로 낸 것이 ≪사장이 직원을 먹여 살릴까 직원이 사장을 먹여 살릴까≫였다. 당시에는 코칭이라는 말이 생소했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제목을 만들어 주었다. 대형서점 순위 9위까지 올라가는 등 제법 많이 판매된 것이 코칭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유승용 : 책 판매가 경영에도 도움이 됐나?


    홍의숙 : 일단 호칭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바뀌더라.(웃음) 코칭이 미국으로부터 들어온 까닭에 초기에는 모든 케이스 스터디가 미국 것이었다. 이 책은 내가 오랜시간 현장에서 경험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국내 상황에 맞는 코칭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일부 대학에서 내 책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자부심도 느껴졌었다.


    신승훈 : 코칭을 진행하면서 기업 HR파트에 답답함을 느낀 적은 없나?


    홍의숙 : 비밀보장이 된다고 이야기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다. 사실 이 부분은 고객사와 사전에 약속을 받고 시작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속속들이 적은 보고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 회사만 관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보고서를 제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회장이나 CEO들의 코칭일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이 많아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 보고할 수 없다. 기업의 요구가 강하니 일부 코칭사에서는 이메일의 숨은참조 기능을 써서 HR파트에 보고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일은 코칭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일어난다. 누군가가 중심을 지켜가면 언젠가는 정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승훈 : CEO등 C레벨에 대한 코칭을 제외하고 부장이나 임원 대상의 코칭은 더 큰 인재를 만들기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HR파트에서는 기업의 인재육성 과정 차원에서 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홍의숙 : 기업의 요구는 대체로 두 가지다. 임원역량평가를 자체적으로 진행한 후 특정 부분에 대한 코칭을 요구하는 경우와 임원이 되는 과정에서 역량평가는 한 셈이니 리더십이나 감성지수를 높여달라는 경우가 두 가지다. 코칭을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주제나 계획, 목표, 프로세스 등 기본적인 부분의 리포트는 제공하지만 속기록과 같은 보고서는 곤란하다.


    김재은 : 코칭이 잘못 발전된 부작용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보고서가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신뢰의 문제인 것 같다. 코칭에 대한 확신이나 코치 혹은 피코치자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피코치자의 성장을 위해 인사담당자와 코치, 피코치자가 3자 대면을 하는 등 보고서 보다 코칭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유승용 : 중요한 지적이다. 고객이 믿을만한 코치의 자질을 지녀야 하는 것도 중요하고 고객이 코치를 100% 신뢰하고 맡기는 구도가 돼야 효과적인 코칭이 될 것이다.


    홍의숙 : 코칭은 신뢰에서 출발한다. 기업에서 코칭을 받을 대상자에게도 '회사에서 당신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한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HR파트에서 대상자의 약점이나 부족한 점에 초점을 맞춰 '고쳐와라!'라는 식으로 소통할 경우 피코치자의 불안감이 높아져 교육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홍 대표는 임원이라면 일단 역량과 성과 측면에서는 일차적으로 검증이 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HR담당자들이 이들에게 코칭을 권유하며 "당신은 리더십이 부족하니 코칭을 통해 해결하라!"는 식으로 소통하면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오히려 "당신은 그동안 성과 창출을 위해 몰입해 좋은 실적을 올렸다. 지금까지 업무에 에너지를 집중했으니 이제는 사람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이번 코칭을 통해 일과 사람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으면 한다."라는 식으로 소통한다면 피코치자에게 새로운 목표도 생기고 코칭과정에 대한 믿음도 생기기 때문에 더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승훈 : 일각에서 실시하는 리더십 코칭의 경우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이 경우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겉모양 묘사에 경도돼 내용이 빈약해지는 단점이 있다.


    홍의숙 : "내년이면 또 바뀐다. 본질은 같은데 말만 바꾼 교육이다."라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코칭은 사람의 성장을 돕기 위해 다양한 방법론을 활용하지만 결코 트렌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코칭은 리더십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다.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방법론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유승용 : 자녀를 키울 때 코칭기법을 사용했나? 평상시 가정생활에서도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홍의숙 : 경험상 코칭은 가정에서의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코칭이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일 등 아이가 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을 아이가 주체적으로 고민한 후 결정하도록 도왔다. 공부를 할지 뛰어놀지,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등에 개입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전정으로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갈 수 있도록 바라봐주었다. 결과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홍 대표는 가정에서의 코칭과 관련해 최근 며느리와의 대화를 소개했다. 교사인 며느리가 출산휴가 중이었는데 내년에 복직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더란다. 홍대표의 일성은 "뭐가 걱정이니?"였다. 며느리가 고려하고 있는 다양한 사안을 들은 홍대표의 두 번째 질문은 "네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니?"였다. 아이를 1년 더 키우고 복직을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인지 내년에 복직을 하고 누군가 아이를 봐주는 것을 원하는 것인지를 명확히 선택한 후 거기에 따른 방법을 고민하면 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한참 더 며느리와 대화를 나눈 홍대표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네가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가정도 행복하다."였다.


    신승훈 : 재벌그룹사 CFO로 퇴직한 인사에게 '우리 세대가 지금 젊은 세대보다 훨씬 편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는 "우리 때는 학교만 나오면 직장이 있었고, 성실하게 일하면 승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분야를 아우르며 준비해야 겨우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시대."라고 평했다.


    홍의숙 : 요즘 사회는 과거와 다르다. 시시각각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경쟁도 치열하다. 어른들이 경험했던 사회와는 속도의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시대다. 그래서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한 예로 개원의를 사위로 둔 A회장님이 있었다. 그런데 병원경영이 어려웠던 모양이다. 자꾸 돈을 까먹으니 사위에 대한 회장님의 평가가 좋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질책을 하기 보다는 경영이 힘든 근본적 이유가 무엇인지 '듣고', '무엇을 도와줄까?' 라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실제 경영에 조언을 해주는 방식을 제안했다. A회장은 내 코칭에 따라 사위의 경영이 힘든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간단한 팁을 조언했다. 그랬더니 슬슬 피해다니던 사위가 "아버님 다음 주에도 뵐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더란다.


    유승용 : 코칭은 단순히 배우고 느끼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실천에 의해 나타난다. 코칭 받은 회장님도 회장님의 코칭을 받은 사위도 결국 코칭의 효과를 체감했을 것 같다.


    홍의숙 : 한 CEO조찬세미나가 끝나고 사적인 자리에서 70대 CEO들과 대화했을 때도 비슷한 예가 있다. 자식들이 이야기도 잘 하지 않고 자주 찾아오지도 않는다고 하면서 불만을 쏟아내더라. 이런 반응은 '내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지원해줬는데 왜 이것밖에 안되냐'는 생각 때문이다. 이 경우 부모는 감시자일 뿐이다. 흔히 말하는 '지적질' 보다는 수고한다, 잘했다라고 칭찬하면서 솔직히 이야기를 나누라고 권해드렸다. 직접 실천하신 분들에게서 자식들과의 관계가 좋아졌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기억이 있다. 코칭은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지 행동까지 대신 해줄 수는 없다.



    유승용 : 코칭과 관련한 정보를 모은 책도 출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재은 : 코칭이라는 단어는 보편화됐지만 티칭과 코칭을 구분하지 않고 쓰는 등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업별로 코칭의 효과가 다른 것도 코칭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코칭이 조직 속에 녹여졌을 때 어떤 효과가 나오는지, 인코칭이 10년간 축적한 데이터와 각종 코칭 논문 등을 총합해 <TALC(Think, Act, Learn, Change)>라는 책을 10월말 출간한다. 코칭의 근본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관련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인코칭의 노력 중 하나다.


    신승훈 : 김 본부장은 해외사업을 담당했다. 새로 런칭할 신사업도 주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재은 : LG 홍보팀이 첫 직장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UN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인턴생활을 한 후 외교부에서 국제기구 전문관으로 일하다 인코칭에 입사하게 됐다. 해외 담당자로 일하다 보니 스킬 중심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우선하는 한국의 코칭에 대한 궁금증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코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스토리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올해 UN조달업체로 선정돼 UN 직원들을 코칭하거나 UN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가 됐다.


    홍의숙 :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는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의 지속적 성장도 중요하다. 기존 코칭포유가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라면 제조업을 강화시키기 위한 특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코칭 프로그램들은 화이트칼라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곤 했지만 인코칭의 신사업 'Coaching for INNOVATION'은 블루칼라를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이다. 국내 코칭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승훈 : 생산직에 특화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홍의숙 : 현장의 생산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그동안 현장인력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자존감이었다. 성과의 대부분을 관리자들이 차지한다는 박탈감도 강하다. 교육을 통해 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야 생산성과 경쟁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김재은 : 독일은 제조업기반이 강하기 때문에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국내에는 현장근로자에게 안전이나 기능적 교육 등을 제외한 리더십 교육이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장기프로그램이 없더라. 그래서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장기적 교육을 진행해 보았다. 레퍼런스를 보니 변화가 빠르고 효과도 높았다. 향후 그룹코칭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한다면 제조업 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홍의숙 : 한 자동차부품 회사의 경우 작업반장 등 생산직에게 그룹코칭을 실시했더니 근로자 스스로 협업을 진행하더라. 코칭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 6년만에 방문했더니 생산성이 높아진 것은 기본이고 직원들이 가정에도 코칭기법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되면서 가정이 안정되는 등의 효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업을 그만두는 생산직 직원들이 CEO에게 '코칭받을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말한다더라. 감동적이었다.


    유승용 : 현장에서 코칭의 효과가 더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홍의숙 : 화이트 칼라들은 우선 '내가 안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코칭 몇 시간 강의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잘못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은 백지상태와 같이 순수하다.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있도록 도울 경우 효과가 훨씬 높은 것 같다.


    김재은 : 관리직보다 생산직을 대상으로 교육하면 ROI 등 정량적 계측이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불량률이나 품질, 조직이탈률 등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새로운 프로그램은 4단계로 설계했다. 단계별로 두 달이 소요되는데 그룹코칭과 팀 코칭 등으로 구성돼 있다. 좋은 결과를 낼 경우 청년들도 생산직이 의미있는 일터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제조업 노령화에 대한 해법이나 청년실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승용 : 생산직을 위한 코칭 프로그램이 노사관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신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객사의 인식수준도 중요할 것 같다.


    홍의숙 : 현장 인력이 존재를 인정받고, 지혜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노사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승훈 : 영화 <인턴>을 보니 스타트업을 위한 코칭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재은 : 투자사에서 돈만 투자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는 없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인지 스타트업에서 코칭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코칭뿐만 아니라 티칭 등 여러 준비가 필요하고 협업도 필요하다. 다음 사업은 스타트 업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준비 중이다.



    <홍의숙 대표의 코칭 이야기>


    # 행복했던 기억


    홍 대표가 만난 A사장은 대기업 출신으로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직접 직원들을 만나보니 대단히 불만이 많았다. 왜 그럴까? 직원들에게 일일이 물었다. 직원들과의 1:1 미팅을 통해 알아보니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A사장의 형님이 원자재를 납품하고 있었는데 품질이 엉망이었다. 게다가 친인척 관계를 내세워 고압적인 자세로 품질개선 요구를 번번히 묵살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제아무리 노력해도 불량률 낮출 길이 없으니 신나게 일하기는커녕 불만만 쌓인 것이었다.


    문제는 이 사실을 A사장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직원들은 쉬쉬하는 문제지만 당장의 이해관계가 적은 홍 대표는 솔직하게 이 모든 사실을 A사장에게 전했다.


    A사장은 크게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2000만 원짜리 컨설팅을 받았을 때도 없었던 이야기다. 진짜 중요한 사실을 놓칠 뻔 했다. 알게 해주어 고맙다." 이후 A사장은 홍 대표의 든든한 응원군 역할을 자처했다. 인지상정이라고 봐야지 않을까?


    # 사장님 사명감을 가지세요!


    간혹 중소기업 사장님들을 만나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는 것이지 할 일이 아니다" "배운 것이 이것 밖에 없어서" 등의 말을 한다. 이럴 때 홍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CEO부터 즐겁게 일하지 못하는 데 어떻게 성과가 나겠어요. 사장님은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시나요? 사명감이 있어야 위기가 와도 스스로 본질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일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직원들도 힘을 내서 열심히 일할 수 있거든요."


    # 가까운 사람에게 인정받으세요!


    자사 제품에 자신감을 표하는 CEO들이 있다. 간혹 홍 대표는 이렇게 묻는다.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정성 어린 선물을 주어야 할 때, 사장님 회사의 제품을 선물할 수 있으시겠어요?"


    코칭을 위해 만나 직접 물었을 때 의외로 많은 CEO들이 답변하지 못했단다. 심지어 어떤 CEO는 "나도 안 쓰는 걸 어떻게 남을 주느냐"고 되묻는 경우도 있었다. 홍 대표는 이렇게 조언한다.


    "사장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부터 인정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먼저 가족, 회사 구성원, 협력사, 거래처에서 인정받으셔요."



    <김재은 본부장이 본 영화 '인턴'>


    최근 인기를 끈 영화 <인턴>에 대해 김재은 본부장에게 물었다. 김 본부장은 영화에 출연한 로버트 드니로가 사내 코치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나이가 많다고 우위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이자 지원자로서 함께 일하는 CEO 줄스를 비롯해 다른 직원들이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영화 속에서 드니로는 코칭 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대하는 방법, 연애,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자신의 고정된 틀을 넘어 시야를 확장할 수 있는 질문을 많이 해준다"며, "지원자로 있어 준 것이 코치로서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코칭의 철학을 정의해 달라는 말에 '무해동'이라고 밝혔다.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것'과 '해답은 그 사람 안에 있다', 그리고 '동반자'를 의미한다. 피코치자에게 놀라운 가능성이 숨어 있음을 확신하고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동반자'로서의 코치의 역할에 충실하고, 문제해결의 주체인 피코치자를 믿는다면 그가 스스로 답을 찾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출처 및 기사 링크
    리더피아
    www.leader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