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빚 줄인다지만...두산건설, 돌려막기 상환에 재무구조 우려 여전

    입력 : 2015.11.03 09:51

    사업부 매각 등 빚 줄이기에 총력
    매출 감소와 차입비 부담 증가로 경영 부담


    주택시장 호황에도 부진을 겪는 두산건설이 최근 회사 빚 줄이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차입 부담이 과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앞으로 체질 개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두산건설이 9월 23일 도급계약을 체결한 '부산 해운대 동백역 주상복합 개발사업' 조감도. /두산건설 제공


    두산건설은 최근 경영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1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보다 64%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437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누적으로 따지면 8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매출액 역시 4380억원으로 20.7% 줄었다.


    부채비율 역시 높아지고 있다. 두산건설의 2분기 부채비율은 151%로 1분기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대형건설사 모임인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주요건설통계 자료를 보면 건설업계 평균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168.6%다.


    업계는 다른 제조업체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업의 특성상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금융비용이 줄지 않은 상황에서 순손실이 지속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보고 있다.


    두산건설이 최근 본격적으로 '빚 줄이기'에 나선 것도 미리 체질을 다져 향후 터질 위험 요인을 없애기 위해서다. 두산건설은 10월 26일 무보증 일반사채 250억원을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이 채권은 한국산업은행이 200억원, 유진투자증권이 30억원, 기관투자자가 20억원을 배정 받았다.


    앞서 두산건설은 7월 회사채 350억원을 발행하려다 주관사를 찾지 못해 포기한 적이 있어,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기관투자자 수요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었지만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두산건설은 자금 전액을 차환 용도로 쓸 계획이다.


    사업부 매각도 진행했다. 두산건설은 6월 물적 분할 후 주식을 넘기는 방식으로 렉스콘 사업부 울산공장을 대성레미콘에 매각했다. 두산건설은 같은 달 안양·인천·광주·부산 등 4개 공장도 각각 정선레미콘과 장원레미콘, 삼정레미콘, 항도레미콘에 1119억원에 매각했다. 울산공장까지 포함하면 총 매각 금액은 1295억원 수준이었다. 두산건설은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기업 역량 주력사업에 집중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기업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노력에도 일각에선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0월 8일자로 두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5일자 보고서에서 "두산건설은 2013년의 유상증자와 현물 출자된 두산중공업의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를 병합했지만, 건설사업의 취약한 수익성 탓에 영업이익이 개선되지 못하고, 금융비용 부담도 높아 당기순손실이 4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현재의 차입부담은 두산건설의 외형과 현금창출력을 고려할 때 매우 과한 수준이며, 단기자금 위주의 재무구조 때문에 유동성 위험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혁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두산건설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와 높은 금융비용 부담으로 당기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며 "과다한 차입 규모와 만기 구조 단기화로 원리금 상환부담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