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실천하는 자본주의, 기업의 사회공헌

  • 서영호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입력 : 2015.09.16 15:12

    [2015 사회공헌대상]
    기고


    서영호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기업이 건전하고 윤리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양질의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고객에게 제공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이익을 남겨 세금을 잘 내 국가경제에 공헌하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기업의 사회에 대한 근원적인 공헌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얘기하는 기업의 사회공헌이라 하면 기업이 자신의 본업을 통한 공헌 이외에 사회구성원들 특히 사회적 약자,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들을 지원하는 자발적, 추가적 공헌 활동을 의미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남을 돕는 일 등 사회적으로 도움되는 봉사활동, 기부활동 등을 남에게 생색내고 자랑하지 말라는 의미이지 이를 일부러 감춰서 남이 몰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활동은 차라리 널리 알리고 격려하여 더 많은 조직, 더 많은 조직 내 구성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시간과 물질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과 나누고, 이런 활동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활발히 전개될 때 이 사회는 더욱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물질적으로 고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성선설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선하다는 가설에서 시작한다. 봉사활동을 해 본 사람은 봉사활동이 주는 자긍심과 인간존중의 느낌, 인간사랑의 느낌 등 물질이 주는 쾌락과는 또 다른 차원, 정신적 차원에서의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수년 전 어느 대기업을 방문했을 때 봉사활동을 수기로 엮어놓은 책을 잠시 읽어 본 기억이 있다. 거기에는 어느 현장 근로자의 이런 글이 있었다. "피곤한 휴일 오전 내키지 않았지만 회사에서 지원하는 봉사활동에 갔다. 한나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몸을 씻기느라 몸은 파김치처럼 피곤했지만 나는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내 인생 최고의 처음 느껴보는 희열을 맛보았다.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느낌, 내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 회사가 이런 일을 왜 지원하는지 짜증을 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기업은 사람이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회사에 많을수록 회사는 발전한다.


    자본주의는 차선책이지 100% 만족한 경제시스템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통해 개인의 창의성, 기업가 정신이 발동되면서 현대 사회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통해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한경쟁을 전제로 하는 경제체제에서는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회적 약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쟁을 제한하고 분배만 강조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자본주의가 해결 못하는 문제점을 자본주의의 최대 수혜자인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본주의의 피해자인 사회적 약자 계층을 지원하고 돕는 인간사랑의 자본주의가 발전할 때 우리 사회는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더욱 건강해지고 더욱 많은 사람이 행복을 누리는 사회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