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31 09:39
"기타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명장이 될 수 없습니다. 장인과 명장의 차이는 창의력입니다"
엄홍식 씨는 조부 고(故) 엄상옥(1914∼1997) 선생과 부친 엄태흥 선생의 뒤를 이어 3대째 기타를 제작하고 있다.
그는 기타를 잘 만들기 위해 세상의 온갖 전문서적을 다 뒤져봤지만 지식만으로는 절대 명장이 될 수 없다는 진리를 최근 깨닫고 있다.
기타 제작으로는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엄 씨 3대는 한국 클래식 기타 제작의 역사다. 엄상옥 선생은 1932년 스승도 참고 자료도 없이 미군이 버린 기타를 뜯어 조립해 가며 국내 클래식 기타 제작의 기반을 다졌다. 아버지의 기술을 보며 자란 엄태흥씨는 기타 연주가로서 활동을 하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기술를 연마했다. 그의 기타는 지금 국내 최고 명품으로 손꼽힌다. 유명 기타리스트 배장흠 씨가 오랜 세월 그의 기타를 애용하고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와 달리 엄홍식 씨는 회사원으로 사회 첫 발을 디뎠다. "젊은 시절 외국계 회사에서 일을 했지만 항상 아버지가 일구신 업적에 대한 경외심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는 과거 파나소닉·산요텔레콤·텔레카 등의 글로벌 회사에서 엔지니어로서 일을 했다. 그러나 항상 일에 대한 공허함을 저버릴 수 없었고 치열한 고민 끝에 가업을 잇게됐다.
그는 지난 28일 자신의 모교 단대부고 총동문회 포럼 대단함에서 "기타 종주국 유럽에서 볼 때 한국인이 기타를 제작하는 것은 아프리카인이 거문고를 제작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의 꿈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고 월드 베스트가 되는 것"이라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