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날벼락' 조선 빅3...고강도 구조조정 불가피할 듯

    입력 : 2015.07.30 09:25

    현대중공업 (99,800원▼ 1,200 -1.19%)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7,550원▼ 80 -1.05%)등 국내 조선 빅3가 해양플랜트 늪에 빠졌다.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수주환경 악화라는 어려움에 이어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이라는 이중고(二重苦)까지 진퇴양난이다.


    해양플랜트 공정지연에 따른 손실 반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대우조선해양은 관련 손실을 실적에 반영시키면서 올 2분기 3조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14,200원▲ 150 1.07%)또한 해양플랜트 공정 지연에 따른 손실을 실적에 반영시키면서 2분기에만 1조5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해육상 플랜트 부문의 손실을 실적에 반영하며 3조원 이상 손실을 기록했던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700억원 적자를 냈다. 적자폭이 줄어들었지만, 지난 2013년 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전경./조선DB


    ◆ 해양플랜트 늪에서 허우적대는 조선 빅3


    이날 조선 빅3의 실적 발표의 하이라이트는 대우조선해양이었다. 지난 5월에 취임한 정성립 사장이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수 차례 예고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과 달리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을 한번도 반영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애초 계획되지 않았던 추가 공사 내역 등이 반영된 미청구공사 규모가 9조4000억원(1분기말)으로 조선 3사중 가장 컸다.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 실적에 해양플랜트 관련 잠재 손실 상당부분을 영업손실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3조751억원의 영업손실 중 약 2조6000억원이 해양플랜트 공정지연으로 인한 손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9조4000억원의 미청구공사 중 4조원 가량을 손실로 인식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극지용 해양시추선인 송가 리그(songa Rig) 프로젝트와 같은 미경험 해양프로젝트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 공정지연 등으로 투입원가가 증가해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은 송가 리그 프로젝트로 인한 초과 공사 대금 1조원을 받기 위해 이달 중순 영국 런던해사중재협회(LMAA)에 국제 중재를 신청한 상황이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이 같은 사정은 다른 대형 조선사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50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봤다. 드릴십 등 대형 해양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정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관련 손실을 일부 실적에 반영시켰지만, 이번에 추가적인 손실이 확인돼 실적에 반영시켰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1700억원의 영업손실 원인으로 반잠수식시추선 등 특수선박 인도지연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 해양부문 해외 현장 설치공사비 증가, 일부 공사의 공정 지연 등을 지목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0년 이후 해양 프로젝트가 대형화, 고(高)사양화, 고(高)난이도화 되는 상황에서 이를 턴키공사(EPC)로 수주함에 따라 발주사와 건조사 모두 기존에 경험한 적이 없는 혼란을 겪었다."면서 "이러한 혼란은 조선사의 건조비용 상승과 손익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임단협 협상 관련 노조 파업의 모습./조선 DB


    ◆ 인력 감축·자회사 정리 등 고강도 구조조정 돌입할 듯


    이들 조선 빅3가 2분기 5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조선업계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대우조선해양이다. 해양플랜트 부문과 해외 자회사 부실 확대 등으로 3조원 이상 영업손실이 반영되면서 그룹 부채비율이 지난 1분기말 320% 수준에서 690% 수준으로 치솟았다. 부채비율이 500%를 넘게 되면 선박 수주 등에 필요한 무역금융이나 금융회사 보증을 받는 게 어려워 진다.


    이 때문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27일부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실사를 하고 있다. 산은은 실사 후 회사 정상화를 위한 증자 규모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해서는 1조~2조원 가량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게 조선업계 시각이다. 이 과정에서 자산매각, 자회사 정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산은은 워크아웃과 채권단 관리 등의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임원수 감축, 부서 통폐합을 통한 조직 슬림화, 각종 자산 매각이 추진될 것이라고 삼성중공업은 밝혔다.


    지난해 3조원대 적자를 본 후 과장급 이상 관리직 1500명 희망퇴직을 실시한 현대중공업도 긴축 고삐를 조이고 있다. 권오갑 사장이 지난 6월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노조와의 임단협 협상에서 연봉 동결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