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06 09:05
산성앨엔에스 1년간 1678% 뛰어
中 게임기업 계열사 '룽투' 11.6배↑
"향후엔 바이오·건설자재株 유망"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팩을 만드는 산성앨엔에스의 주가는 1년 동안 1678% 올랐다. 1년 전 산성앨엔에스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현재 16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인데, 이렇게 주가가 10배 이상으로 오른 종목을 '10루타 종목(Ten Bagger)'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서 '마젤란 펀드'를 13년간 운용하면서 2703%의 누적 수익률을 올린 미국 월가의 대표 펀드 매니저인 피터 린치가 만든 말이다.
4일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1년간 10배 이상으로 오른 10루타 종목은 3개로 집계됐다. 지난 3년 기준으로는 10개, 5년 기준으로는 16개로 늘어난다. 10배 이상으로 오른 종목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10루타 종목의 키워드는 중국·화장품
10루타 종목 중에는 화장품 관련주를 포함한 중국 소비 관련 수혜주가 많았다. 지난 3~5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한국산 화장품과 식료품 등의 판매량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10배 이상으로 오른 3개 종목 가운데 2개 종목이 화장품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성앨엔에스와 한국화장품제조의 주가는 한국산 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각각 1678%, 12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1157% 상승한 룽투코리아(전 아이넷스쿨)는 중국 모바일 게임 회사 룽투게임즈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 사업에 주력했던 룽투코리아가 룽투게임즈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중국 게임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
기간을 지난 3년으로 늘리면 10루타 종목 10개 가운데 6개가 화장품을 비롯한 중국 수혜 종목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문샷', 토니모리 등에 납품하는 화장품 회사 코스온의 주가등락률은 1205%를 기록했다. 제빵·제과 전문점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 계열사 삼립식품도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망에 3년간 주가가 1440% 상승했다.
◇실적이 주가 뒷받침
일각에서는 중국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기대감 때문에 과열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10루타 종목들은 대체로 지난 3년간 실적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자회사 한미약품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지난 3년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삼립식품은 영업이익이 지난 2012년 114억원에서 지난해 469억원으로 4배 이상이 됐다.
한국콜마홀딩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2년 1066억원이었던 한국콜마홀딩스의 매출액은 지난해 2224억원으로 2배가 됐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7억원에서 327억원으로 3배 규모가 됐다.
◇전문가들 '묻지마 투자' 경계
앞으로 1년, 3년, 5년 후 '꿈의 수익률'을 안겨줄 10루타 종목을 전망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화장품과 바이오·헬스케어, 건설자재 관련 테마가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유망해 보이는 테마에 무조건 투자하는 식의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테마가 유망하다는 이유로 화장품 관련 회사에 무조건 투자해서는 안 된다"며 "해당 기업의 화장품 제조와 판매 역량이 탄탄한지, 실적 흐름은 개선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 후에 투자 결정을 내릴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도 고려해야 한다. PER과 PBR이 낮으면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낮아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