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의 완벽한 허니문 - 이탈리아에서 사랑을 외치다

    입력 : 2015.04.28 10:59

    [황민수 기자의 완벽한 허니문  - 두번째 이야기]


    장화 모양의 반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고대부터 서양 문명의 거대한 축을 담당해 온 유서 깊은 국가다. 지중해를 호령했던 이탈리아는 로마가 분열된 후 1861년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도시 국가로 이루어져 찬란했던 문명을 꽃피웠다. 덕분에 이탈리아 현지에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다양하고 유서깊은 유적지들이 즐비해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이탈리아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 계기는 영화 '로마의 휴일' 덕분이다. 오드리 햅번과 그레고리 펙이 애틋한 감정을 가지며 사랑을 나누는 장소인 '로마'. 영화 '로마의 휴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초적일 것만 같은 이탈리아 로마의 문화에 대한 편견을 걷어낸다. 그래서인지 젊은 신혼부부에게 이탈리아 로마는 최고의 신혼여행지 중 하나이다. 세계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손꼽히는 로마를 포함하여 피렌체, 베네치아 등 다양한 이탈리아의 도시를 가보기로 한다.


    (1) 신혼부부의 새로운 천국 '로마'


    이탈리아 로마 여행을 시작할 때 떼르미니역 주변에 숙소를 잡는 것은 정석 중의 정석으로 꼽힌다. 떼르미니역은 버스, 지하철, 기차 등이 모두 거쳐 가는 우리나라의 종합 터미널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특히 떼르미니역에는 이태리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 들어서 있다. 때문에 대다수의 젊은 신혼부부들은 로마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쇼핑 삼매경에 빠지곤 한다. 떼르미니역과 세계적인 문화유적 '콜로세움' 은 생각보다 매우 가깝다. 지하철로도 이동할 수 있지만 로마 시내를 둘러보며 걸어가는 것도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떼르미니역을 나서면 바쁘게 움직이는 로마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풍경이다.


    이탈리아 관광청-ENIT
    이탈리아 관광청-ENIT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콜로세움의 위용은 실로 감격스럽다. 5만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콜로세움은 고대 로마 유적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 가지 유용한 정보는 콜로세움에 입장할 때 콜로세움 입장 대기줄에서 기다리지 말고 포로로마노 입장 대기줄을 이용하는 것이 더욱 빠르다는 점이다. 콜로세움 입구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콜로세움 내부 모습은 웅장 그 자체다. 2,000년 전 단 8년만에 이러한 대형 경기장을 건축할 수 있었던 로마인들의 건축술이 놀랍기만 하다. 세월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스산한 콜로세움 내부 구조물은 자유를 얻기 위해 싸웠던 검투사들의 애환, 맹수들과 사투를 벌였던 이들의 포효, 관객들의 함성 소리가 그대로 배어있다. 콜로세움 여행은 그렇게 신혼부부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콜로세움의 여운을 뒤로한 채 도보로 20분 거리에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교회가 위치하고 있다. 이 곳은 영화 로마의 휴일에 등장했던 '진실의 입'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진실의 입은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교회 입구 벽면에 있는 대리석 가면인데 중세 시대 때 사람들을 심문할 때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경우 손이 잘린다는 것에서 기원한다.


    사람 얼굴 모양을 한 진실의 입은 해신 트리톤의 얼굴을 조각한 것으로서 손을 넣은 후 기념사진 촬영을 찍는 것은 관광객들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포인트다. 재밌는 점은 진실의 입이 원래 하수구 뚜껑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옆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광장, 캄피돌리오가 있다.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다는 캄피돌리오 광장은 특이한 구조를 가진 계단으로 유명한데 위를 올려다볼 때 계단이 일직선으로 보이게끔 윗 부분을 좁게 설계했다고 한다. 캄피돌리오 광장 언덕에 서면 그 유명한 포로로마노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캄피돌리오를 방문하는 신혼부부라면 광장 옆에 위치한 젤라또 가게를 꼭 들려볼 것을 권한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사먹던 바로 그 가게다.


    이탈리아 관광청-ENIT


    (2) 서양 문명의 중심지, 로마의 여유


    로마에서의 첫날밤을 보낸 신혼부부에게 두번째 날 첫 행선지로 '나보나 광장' 을 권한다. 이곳은 한 마디로 이탈리아 특유의 여유가 넘쳐 신혼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광장에는 관광객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 아무 곳에서나 자리를 깔며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 물건을 파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길거리 악사의 연주는 감탄스러울 정도. 나보나 광장에는 유명한 분수가 3개나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베르니니가 직접 설계했다는 분수는 멋스러움 그 자체다.


    나보나 광장에서 5분 가량 떨어진 곳에 그 유명한 판테온이 등장한다. 2,000년이란 긴 세월의 풍파를 견뎌내며 온전한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판테온. 판테온은 로마 전역에 존재하는 모든 신들을 위해 세운 성전이다. 2,000년 전 건축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정교함과 섬세함을 갖추고 있으며 거장 미켈란젤로도 그 매력에 흠뻑 취했을 만큼 대단한 예술적 가치를 자랑한다.


    이탈리아 관광청-ENIT


    신혼부부에게 가장 어울리는 로마의 관광지는 바로 트레비 분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로서 수많은 신혼부부와 연인들이 사진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트레비 분수에는 동전에 관한 전설이 하나 존재한다. 동전을 1개 던지면 로마로 다시 돌아온다는 전설, 동전을 2개 던지면 현재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동전을 3개 던지면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는 전설이다.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은 주저 없이 2개의 동전을 던지기에 바쁘다. 연못에 잠긴 동전 수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3) 고즈넉한 예술 풍경의 결정체 피렌체


    로마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을 간직한 채 예술의 도시 피렌체로 가보자. 피렌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 중 하나는 산타마리아노벨라 광장이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로마네스크와 고딕, 르네상스 양식이 조화롭게 혼재되어 있는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탈리아 관광청-ENIT


    14세기 중반, 도미니크회 최대의 성당으로 건축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은 미켈란젤로가 '나의 신부'라 일컬을 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성당 내부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며 성당 내부에 걸린 마사치오의 성삼위일체, 보티첼리의 동방박사의 경배 등의 명화가 인상적이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뒤편으로 아담한 규모의 중앙&가죽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가죽시장은 초입부터 강력한 가죽 냄새가 코끝을 찔러댄다. 시장 이름부터가 가죽이듯 이곳에서는 벨트, 신발, 옷, 지갑 등 형형색색의 가죽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또한 가죽 제품 뿐 아니라 특색을 갖춘 여러 기념품들도 판매하여 관광객들이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기도 한다.


    피렌체의 대표적 관광지인 두오모 성당으로 가보자. 피렌체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을 받을 만큼 예술 문화 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두오모 성당의 역사적 가치는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15세기 무렵 지어진 두오모 성당의 본명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이다.


    영화 '낭만과 열정 사이'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진 두오모 성당은 신혼부부라면 꼭 방문해야 할 필수 여행 코스로 꼽힌다. 두오모 성당 관광의 백미는 옥상에서 바라보는 장엄한 피렌체 전경이다. 계단 463개를 따라 두오모성당 옥상 전망대에 올라가면 중세풍의 피렌체 전경이 하염없이 펼쳐진다.


    두오모 성당 관광을 마치고 근처 시뇨리아 광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보자. 시뇨리아 광장은 과거 피렌체의 정치적, 문화적 중심지였으나 현재에는 카페 테라스가 자리한 휴게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피렌체의 부흥을 이끌었던 코지모 데 메디치의 동상이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페르세우스의 청동상인 첼리니의 페르세우스 등이 존재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 동상이 모두 모조품이라는 것이다. 진품은 부근의 아카데미아 박물관에 곱게 모셔져 있다. 동상 모조품이 많아서인지 시뇨리아 광장에는 그림을 그리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뇨리아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베키오 궁전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피렌체의 청사 역할을 담당했던 베키오 궁전은 오늘날에도 피렌체 시청으로 활용되고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단단하고 육중한 느낌을 주는 베키오 궁전 특유의 외관은 주변 분위기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베키오 궁전 내부에는 메디치의 전투 장면을 그린 그림과 군주론을 집필한 마키아벨리아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4) 낭만과 운치가 흐르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낭만적인 도시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흥미로운 곳이다. 따라서 신혼부부에게는 가장 로맨틱한 도시로 기억될 수 있다. 베네치아는 말뚝 위에 건설한 118개의 섬과 400여개의 다리로 이루어진 물의 도시로 여타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귀한 풍경을 자랑한다.


    먼저 산마르코 광장으로 향해 보자. 산마르코 광장에는 중세 건축의 걸작이라 꼽히는 산마르코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산마르코 대성당은 당시 새로운 형태였던 베네치아 양식을 탄생시키는데 일조했다. 터키와 이집트, 로마 문화가 서로 혼재되어 일구어졌던 베네치아 양식은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그 유명한 나폴레옹도 산마르코 광장을 본 후 '가장 우아한 응접실'이라고 극찬을 했을 정도.


    이탈리아 관광청-ENIT


    베네치아 관광의 백미는 바로 곤돌라다. 곤돌라 승강장에서 곤돌리에에게 행선지를 말하고 흥정을 통해 적절한 가격으로 곤돌라를 이용해볼 수 있다. 베네치아 골목을 유유히 누비며 흘러가는 곤돌라의 모습은 낭만 그 자체. 특히 곤돌리에의 능숙한 곤돌라 운전 솜씨는 가히 예술적이다. 좁은 운하를 지날 때, 낮은 다리를 지날 때 노를 저으며 곤돌라를 다루는 기술이 놀라움을 자아낸다. 곤돌리에는 시험을 봐서 합격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전문직이라고 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는 베네치아이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길 수도 있다고 한다. 아드리아해의 해수면이 점차 상승함에 따라 약 100여년 후 베네치아 전체가 가라앉게 될 수 있다는 것.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베네치아가 역사로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