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택 (재)넥스트소사이어티 이사장 "CSR은 비즈니스와 사회의 공감이다"

  • 신승훈 리더피아 편집장

    입력 : 2015.04.13 16:55

    지난해 국내 기업의 CSR 관련 부서에는 CSV(Create Shared Value) 광풍이 불었다. 너도나도 CSV를 외치는 와중에 몇몇 기업들은 관련부서명을 CSV팀으로 바꾸기도 했다. 과연 CSV는 CSR의 진화한 모델일까? 그리고 CSR이 꽃피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2010년부터 국내기업의 CSR활동을 평가해 매년 그 결과를 발표해온 김성택 (재)넥스트소사이어티 이사장에게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해 물었다.



    "CSR은 비즈니스와 사회의 교감이자 공감이다. 합의(Consensus)다."


    김성택 (재)넥스트소사이어티 이사장은 "CSR은 무거운 책임이 아니라 기업이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사회는 기업이 추구하는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나 사회적 가치와 충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감춘다고 해서 감춰지지 않는 시대다. 때문에 기업이 사회를 향해 떳떳하게 의사를 밝히고 사회적 컨센서스를 구하는 과정이 CSR이라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이와 관련 “다만 효용의 크기는 인식하는 가치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르므로 비용과 대가를 고려해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부하고 봉사하는, 단순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이와 함게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 기업가 정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 5가지 영역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것은 무엇보다 투명성"이라며 "투명성, 윤리경영, 정도경영을 확보한다면 기업은 존경받는 집단이 되고, 경영자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가장 행복함을 느낄 때가 제대로 된 일거리를 갖고 일을 할 때이니 그 일자리를 제공하는 집단인 기업이 시대의 요구에 충실히 따른다면 감시받기 보다는 자연히 존경받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제 효율과 실적만을 강조하는 성장을 넘어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영활동을 사회로부터 인정받아야 할 때"라며 "CSR은 기업의 정당성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며 기업발전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거시경영전략"이라고 역설했다.


    김 이사장은 특히 "CSR이란 기업이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돈을 버느냐와 관계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5가지 차원과 영역으로 규정된다"고 밝혔다.



    책임은 적응하는 능력이다


    요즘 우리 현실은 '책임'을 막연히 받아들인다. 학교 교과과목에서도 윤리와 도덕이 선택과목으로 전락한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 책임과 윤리에 대해 강조하지 않고 있다. 권리와 이익만 챙기기 바쁜 세상에서의 책임은 막연하고 어렴풋하다. 분명하게 무엇인지 규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현 사회에서 책임이란 무엇일까?


    김 이사장은 "제대로 된 CSR을 위해서는 우선 '책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책임(responsibility)이란 결국 '적응하는 능력'(responsive+ability)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책임은 전체 사회의 기대와 요구에 대한 개인과 조직의 적응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점에서 개인과 조직의 사회적 책임은 가장 중요한 생존(fittest survival)전략이 라는 설명이다. 생존과 진화를 위해서는 가장 강한 것도 가장 똑똑한 것도 아닌,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집단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한 찰스 다윈의 연구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과 일맥상통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책임은 개인과 기업과 사회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필수요건"이라며 "사회적 책임 역시 우리 스스로를 압박하거나 부담을 주기 위해 근래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과거부터 있어왔던 인류역사의 유산이라고 인식해야한다"고 말했다.


    CSV는 1차원적 노력


    지난해 몰아 닥친 CSV(Create Shared Value) 열풍을 두고 기업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분분했다. 학계와 일부 언론에서는 CSV가 CSR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듯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떠들어댔지만, 정작 기업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울 것 없는 개념이라고 평가했다. 대다수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는 상황을 타계하려는, 공공의 개념에 수익이라는 코드를 심어 놓은 일종의 타협책일 뿐이라는 평가절하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인들 중 몇몇은 '한 유명교수의 노욕(老慾)'이라고까지 평가했다. CSV의 첫 단어인 create를 창조경제를 외치는 정부의 코드와 연결시킨 특정 언론이 필요이상으로 확대재생산 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김 이사장 역시 "CSV가 CSR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비판했다. 그는 특히 "책임과 가치가 완전히 다른 개념임에도 이 두 개념을 치환했다"며 "특히 CSV가 CSR의 발전적 개념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CSV는 사회에도 좋고 기업에도 좋다는 낙관적 편견에서 출발해 이해관계자 경영 차원의 성공사례들을 차용해 만들어진 개념수준"이라며 "실체적 적용도 환경, 에너지, 지역사회 문제 등으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이사장은 "기업들이 '책임'이라는 표현을 부담스러워해 CSV로 몰려가면 결국 취약계층과 빈곤층을 돕는 일에도 계산기를 두드린다는 사회적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인 기업전략과 성과를 위해 CSR을 회피하려는 노력 대신 CSR을 장기적인 기업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며 "CEO의 경영철학에 녹여내 단기적 과실과 상쇄상황(trade off situation)을 예상해 실제 기업경영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CSV가 CSR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CSV는 CSR에 속한 과정적 개념"이라고 일축했다. 그에 따르면 기업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공유가치를 찾아내는 것(CSV)은 1차원적인 노력이다. 비즈니스와 사회의 모든 가치사슬 속에 있는 파트너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냄으로써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과 화합(CSH)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로써 기업은 사회적 기회(CSO)를 찾아내고 이러한 과정적 요소들과 메커니즘은 이미 CSR의 일부다. 이런 과정적 요소를 가지고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CSP(Create shared Prosperity)다.



    그렇다면 CSR을 제대로 실천함으로 인해 도달할 궁극적인 목표인 CSP는 무엇일까? 또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까?


    김 이사장은 "CSR을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인류 차원으로 보면 협력하고(Collaborate) 나누고(Share) 존중(Respect) 하자는 것"이라며 "인류공동체의 사회적 책임(Community Social Responsibility)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CSP는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며, 이 같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개인도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이를 위해서는 CSR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책임(ISR:Individual Social Responsibility)도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SR은 새롭게 생겨난 개념은 아니다. 단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본주의 경쟁사회 속에서 자기중심적인 윤리관으로 왜곡된 가치관과 이기적인 행동들로 인해 책임의 신성함과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개인과 기업, 즉 우리 모두가 사회적 책임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면 CSP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CSR과 ISR은 몸과 손발의 관계


    "CSR 기본은 개인의 사회적 책임이다. CSR은 개인의 집단적 책임에 기원한다. 결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개인의 사회적 책임으로 회귀된다. 기업시민이라는 개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CSR은 개인의 사회적 책임(ISR)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역설했다. CSR의 핵심적 영역을 이루고 있는 이해관계자란 결국 개인으로 회귀되기 때문이다.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의 행위 주체도 개인이고,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연과의 공존과 보존에 나서는 당사자도 개인으로 귀착된다는 설명이다. 마치 CSR이 몸통이라면 ISR은 손발과도 같다. 손발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몸이 건강할 수 없고, 몸이 병들어 있으면 손발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 이사장은 이와 관련 "과거처럼 조직에 무조건적으로 충성해서는 안된다"며 "기업이 경제적 가치를 위해 환경이나 사회를 파괴한다면 조직원인 개인이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를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들려는 개인들의 집단적 사회적 책임활동이 바로 CSR로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이 주창하는 개인의 사회적 책임(ISR)은 자신의 가족 친지의 영역을 포함하여 지역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책임을 말한다. 또한 ISR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개인의 공헌(contribution)이다. 때문에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타인의 행복을 배려하는 것이 개인의 사회적 책임의 시작이다.


    그는 "ISR은 궁극적으로 지구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인류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iCSR(Individual&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도 맞물려 있다"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를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들려는 개인들의 집단적 사회적 책임 활동이 CSR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ISR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게 김 이사장의 주장이다. 땅콩회항이나 세월호의 선장도 ISR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ISR이 있었다면 오너의 딸이 회항을 지시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장 역시 불합리한 명령을 거부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물론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할테지만 실천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선택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여기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려면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책임의 선순환 iCSR


    이처럼 개인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선순환하게 되면 CSR과 ISR은 글로벌 공동체사회의 일원으로서 개인과 기업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책임을 뜻하는 iCSR로 진화한다.


    김 이사장은 "iCSR은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의무를 의미한다"며 "진정한 글로벌 시민의 자격인 ISR은 이러한 의무와 책임에 대한 공감(compassion)에서 완성되며 인류의 혁신 역시 이러한 사회적 자각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인간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적 행동으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BOX 1> ISR의 5가지 영역


    '건강'도 개인의 사회적 책임이다


    ISR은 CSR과 마찬가지로 다섯 가지 차원과 영역으로 규정할 수 있다. 첫 번째가 개인의 경제적 책임이다. 현실의 경제 가치를 가볍게 여기고 돈벌이는 천박한 일이니 자신은 고차원적인 일만하겠다고 한다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남에게 경제적 피해를 끼치지 않거나 간접적으로라도 타인과 사회에 경제적 피해요소를 만들지 않는 것 또한 경제적 책임에 속한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경제적 책임에서 면제되는 사람은 없다. 의식주의 해결과 경제발전은 인류 번영에 가장 필수적이고 보편적 요건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개인의 사회적 책임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개인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고, 이기적인 행복보다는 인류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개인의 사회적 책임은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일이다.


    세 번째는 개인의 환경적 책임이다. 자연 환경을 개선하고 온전한 상태로 보전하여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은 당연한 개인의 환경적 책임이다.


    네 번째는 개인의 건강적 책임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며 그로인해 사회적 비용까지 증가시키게 된다. 인류의 발전적 진화와 다음 세대의 건강을 위한 예방적 차원의 노력을 포함한다.


    다섯 번째는 인류 사회를 위한 개인의 자발적 노력이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일생 동안 인류발전을 위해 어떤 작은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실패한 삶이라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비록 작더라도 지금 나는 인류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BOX 2> ISR 5단계


    무책임을 넘어 공감으로


    자신의 이익추구와 책임을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를 기준으로 ISR을 다섯 가지 단계와 수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낮은 단계는 무책임(Non Responsibility)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와 이웃을 자기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이기적 행동만을 한다.


    두 번째는 자기 통제(self-control)의 단계이다.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도 손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스스로를 통제하려는 노력을 시작하는 단계이다. 법과 제도, 질서와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내가 손해를 본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는 단계이다. 자신이 윤리적 행위와 책임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법규는 준수하려고 한다.


    세 번째는 사회 지각(social awareness)의 단계이다. 개인의 부정적 행동의 인과관계(consequence)가 내 가족과 친지들은 물론 내가 속한 사회전체에 손실을 가져오며 결국 자신에게도 손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단계이다.


    사회지각의 단계가 지나게 되면 참여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 단계에서부터 윤리적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불의와 악행에 침묵하지 않고 정의를 지지하며 작은 나의 희생만 각오하면 실천할 수 있다는 자율적 참여를 말한다.


    이러한 실체적 책임 행동으로 참여의 단계를 터득하게 되면 최종 단계인 공감(Compassion)의 단계에 이른다. 윤리와 이익의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단계이다. 기업의 영역에서는 기업의 목적, 기업의 경영이념 등을 규정할 때에 CSR을 반영시킨다. CSR강령 제정, CSR위원회 설치가동, ISR를 인사고과에 반영시키고 때로는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CSR의 실천을 오히려 중요시 여긴다.


    김 이사장은 "공감의 단계는 iCSR의 범주에서 서로 배려하고(Care) 서로 나누며(Share) 서로 존중(Respect)하는 공정하고 조화로운 사회통합 단계"라며 "바로 이것이 우리 인류공동체의 사회적 책임(Commúnĭtas Sociále Responsabílĭtas)"라고 말했다.



    <BOX 3> (재)넥스트소사이어티는?


    "재단설립은 ISR의 일환"


    "넥스트소사이어티재단을 만든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발적 차원의 ISR(개인의 사회적 책임)이라 할 수 있다."


    김성택 이사장이 (재)넥스트소사이어티를 설립한 것은 CSR의 실천적 가치를 적극 구현하여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다. 2010년부터 CSR인덱스를 매년 발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개별 기업 뿐만 아니라 15개 산업별 CSR수준을 평가해 발표했다.


    올바른 CSR에 대한 이해와 확산을 위해 세계적 학자들을 초청해 토론하는 CSR포럼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CSR인덱스 발표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고 있어 재단의 진정성을 인식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김성택 이사장에게 넥스트소사이어티의 현황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신승훈 리더피아 편집장(이하 신) : CSR인덱스 평가기준은 어떻게 만들었나. 항목별 가중치를 어떻게 주느냐가 관건이다


    김성택 (재)넥스트소사이어티 이사장(이하 김) : 기부 액수 등 단순한 정량적 접근은 곤란한다. GRI나 UN글로벌컴팩트, ISO26000 등의 가이드라인을 기본으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지 사회에 물어 가중치를 부여한다. 전문가, 일반 소비자, 사회, 기업 모두에게 질문해 이들이 생각하는 비중을 취합해 결정한다. 지금 사용하는 모델은 2010년에 만든 것이다. 2020년이 되면 다시 질문해 평가기준을 재정립할 것이다. 시대의 변화 따라 CSR에 대한 인식과 평가도 바뀌기 때문이다. 1970년대와 지금의 CSR을 비교하면 많이 변했다.


    신 : 지난해 발표한 산업별 CSR평가에서 참신함이 느껴졌다


    김 : 2010년부터 매년 국내에서 CSR활동에 열심인 100대기업을 선정해왔는데 감시한다기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입장이므로 상위 30대 기업만 발표한다. 사실 국내기업의 경우 이 비교군에 속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적으로 '착한 기업'이다.


    산업별 비교평가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 기업이 많은 산업분야는 CSR을 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산업 전체로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이를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 중에서 CSR활동에 열심인 중소기업을 선정해 ‘히든챔피언’으로 발표하려 했었는데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어 미뤘다.


    신 : 자료 취합에 어려움은 없나?


    김 : 기업별로 관련 자료를 취합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우선 지속가능성보고서가 기초다. 그 외의 자료는 각 기업에 요청해 취합한다. 그동안은 답이 없는 항목에 대해 평균점수를 주었는데 올해부터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 중이긴 하다.


    신 : CSR 서포터스를 뽑아 교육도 시킨다고 들었다


    김 : CSR에 대해 학습하고 실천에 참여하겠다는 대학생들이다. 학습과 활동을 열심히 해야만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대략 매 기수마다 20명 이하인데 지원자들 중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교육. 세미나, 기업탐방, 사회적 책임 운동(be more responsible, take more responsibility) 등을 진행한다. 전년도 기수들이 새로운 기수의 멘토링을 해주기도 한다.


    기업의 CSR팀장들이 특강 후 서포터스의 수준에 깜작 놀랐다고들 한다. 나 역시 간혹 그들의 새로운 시각에서 배우는 점이 있다. 미래의 리더는 현재의 청년들이다. 이들에게 '책임'의 중요성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출처 및 기사 링크
    리더피아 www.leader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