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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걷어내니…SKT, 13년만에 점유율 50% 붕괴

신동흔 기자 기자 ㅣ
등록 2015.03.25 19:26 / 수정 2015.03.25 23:35

서울의 한 skt직영점의 모습/주완중 기자


이동통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002년 ‘017’ 번호를 쓰던 신세기통신을 합병하면서 점유율 50%를 넘어선 이래 13년 만에 처음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5일 발표한 ‘무선통신 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SK텔레콤의 가입자는 2835만6564명으로 점유율 49.6%를 기록했다. KT는 1743만2306명으로 30.49%, LG유플러스는 1138만1348명으로 19.91%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 수치에는 각 사의 통신망을 빌려서 서비스하는 알뜰폰 사업자의 점유율이 각각 포함된 것이어서 이를 제외한 점유율은 더 떨어진다.

휴대전화 서비스 점유율 변화


점유율 불변의 법칙 깨지다

점유율 50%가 무너진 것은 SK텔레콤에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이 회사는 2G(2세대 이동통신) 시절인 2000년대 초반 54.5%까지 시장점유율을 올리며 ‘업계 최강’의 지위를 누렸다. 당시 통신업계엔 “하늘이 두 쪽 나도 점유율 50%가 깨지기 어렵다”는 말까지 돌았다. SK텔레콤이 독점 사용하던 800㎒ 대역 주파수는 ‘황금 주파수’로 불릴 정도로 통화 품질이 뛰어났다. 당시 다른 통신사에 근무했던 한 임원은 “멀리 가고 품질 좋은 주파수, ‘스피드 011’이란 압도적 브랜드, 막강한 자금력 등을 가진 SK텔레콤은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의 ‘5:3:2’ 점유율은 10여년간 요지부동이었다.

하지만 3G(3세대 이동통신)와 LTE(4세대 이동통신)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동통신사 간의 기술이나 통화 품질 차이는 점점 줄어들었다. 사용 주파수도 비슷해졌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은 2005년 50.9%, 2007년 50.5%로 조금씩 낮아지다가 2013년 말에는 50.01%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1월 SK텔레콤 사업총괄을 맡았던 박인식 사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점유율 50%를 사수할 것”이라며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점유율 50%가 상징하는 의미가 컸던 것이다.

이미 기존의 시장점유율 경쟁은 무의미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사실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의 점유율은 47.99%로 몇 년째 50%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엔 1만원대에 LTE까지 쓸 수 있는 ‘알뜰폰’의 점유율이 10%까지 육박했다. 이 때문에 점유율 경쟁이 이동통신 3사에 알뜰폰까지 더한 ‘4:3:2:1’의 경쟁 구도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있다.

SKT “가입자 거품 걷어내고 내실 다진다

SK텔레콤은 점유율이 하락한 배경에 대해 “그동안 ‘거품’ 논란이 있던 부실 가입자를 정리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밝혔다. 지난 6개월간 전국 대리점과 판매점에 대한 점검을 실시, 수개월~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선불(先拂) 휴대전화 등 45만 회선을 직권으로 강제 해지했다는 것이다. 선불 휴대전화는 단기 체류자나 외국인 등이 요금을 미리 납부하고 쓰는 서비스다. 선불 요금을 소진하면 재충전해서 써야 한다. 그러나 한 번만 쓰고 충전하지 않아도 계속 가입자로 계산돼 ‘유령 가입자’ 논란을 빚어왔다.

일부 이동통신사는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선불폰 가입자를 늘리며 무리수를 둔 경우도 있었다. 작년 9월에는 SK텔레콤의 휴대전화 가입을 대행하는 SK네트웍스 직원들이 외국인 여권을 이용해 7만여 대의 저가 선불폰을 대량으로 개통한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점유율 50%’란 상징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상품·서비스 경쟁력에 기반한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달성하고 가입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에선 SK텔레콤이 ‘50% 사수(死守)’ 의지를 버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장 다음 달 10일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출시되면 통신사 간에 한판 결전(決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점유율 50%를 탈환하기 위해 파격적인 마케팅 등 초강수를 둘 가능성이 커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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