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제너시스 BBQ그룹 회장 "생존하기 위해 파괴한다"

  • 유승용 리더피아 대표

    입력 : 2015.03.11 10:10

    사람은 난초를 키우듯 보살피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윤홍근 제너시스 BBQ 그룹 회장을 만나 올바른 리더십과 인재상, BBQ의 사업역량, 해외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너시스 BBQ는 미국, 중국에 이어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7개국, 중남미 13개국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잇따라 호주, 터키, 이란, 캄보디아, 브라질, 태국, 인도 등에 BBQ 브랜드를 진출시키며, 지난 2012년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선정, 소비자품질만족대상과 제1회 고용창출선도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윤홍근 회장은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을 연임했다.


    새로움을 먼저 읽는 것이 리더십


    BBQ는 6년 전부터 매장을 카페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생존하기 위해서다.


    "1995년 설립된 BBQ는 만 4년 만에 1천 개 매장을 오픈한 세계 최초의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2000년대 초에 이미 현재 유지하고 있는 1천8백여 개의 매장을 결성했습니다. 그때부터 매월 3백 명 정도의 창업 지원자들이 BBQ를 찾고 있지만 저희는 패밀리 사장님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매장 신설을 제한하는 대신 단일 매장의 매출을 상승시키고자 배달형 매장을 멀티카페형 매장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윤홍근 회장은 BBQ의 오늘을 되돌아봤다. 국내 1위 브랜드로서 글로벌 1위를 꿈꾸고 있는 회사, 황금 올리브오일을 쓰는 고급 치킨 브랜드, 하지만 안티도 존재했다. 고객들은 BBQ가 진짜 황금 올리브 오일을 쓰는지 의심했다. 조리 시스템을 보면 속일래야 속일 수가 없는데 말이다.


    "브랜드에 걸 맞는 새로운 만족을 찾아야 했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찾지 못하면 뒤처질 수 밖에 없잖아요. 예전엔 한 부부가 BBQ 창업에 5~7천만원 정도를 투자하면, 평균 한달 순수익이 7~8백만원이 됐는데, 물가가 오르고, 사회적인 신분이 상승하고, 사회 환경도 변하면서 액수는 같아도 돈의 가치가 자꾸 떨어졌습니다. 인간의 욕심이 무한정하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죠."


    기존의 7~8평 점포로는 BBQ의 가치를 보여주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그는 지난 7년간 기존 BBQ 매장의 1/3을 50~60평형 규모로 과감하게 확장해 낮에는 브런치 타임, 점심에는 레스토랑 타임, 저녁에는 비어 타임으로 매장 효율성을 높였다. 더 이상 치킨 배달업체가 아니었다. BBQ 멀티카페는 단위 점포당 3~4천만원의 월 매출을 올렸고, 패밀리 고객들의 신분 상승, 고객 만족, 신뢰 확보라는 네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그는 새로운 것을 먼저 읽어내는 것이 리더십 아니겠냐며 이를 군생활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조직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특별한 힘


    "저는 솔선수범하는 리더의 자세를 군생활에서 배웠습니다. 제게 있어서 군 복무 기간은 기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리더십 훈련 기간이었습니다. 제 인생의 인적 네트워크는 모두 그때 다져진 것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는 군대 다녀온 남자치고 '나만의 특별한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학사장교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 공군이나 해군장교 복무기간은 4년 6개월, 학사장교는 3년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나가 돈을 벌어야 했던 그는 1981년 6월, 3개월의 후보생 교육을 받고 1기 학사장교로 임관돼 3군단 산하 12사단에 배치 받았다. 근무지는 최전방 오지로 악명 놓은 강원도 인제군 원통면 천도리였다.


    "이 지역에 배치된 학사장교는 30여명 가량이었는데 선배가 전혀 없었던 저희들은 완전히 찬밥 대우를 받았습니다. 사병들과 함께 보충대에 수용됐고, 야간 당직은 따뜻한 말 한 마디 없이 군기만 잡고 돌아가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당연한 일인 줄로만 알았다. 전방에 육사, 3사, ROTC 출신 등 신참 장교들은 사단 휴양소 같은 좋은 시설에 머물며 선배 장교들의 환대를 받는 게 관례였다. 격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가까운 동기 몇 명과 돈을 모아 술과 음식을 사오도록 한 뒤 자축연을 벌였다. 소문은 듣고 달려온 당직 사령이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닥치는 대로 술판을 걷어차고 욕을 퍼부었다. 주동자였던 윤홍근 회장은 영창 갈 각오로 입을 열었다.


    '신입 장교들이 배치되면 선배들이 어떻게 해주는지 들었습니다. 저희 학사장교들에게 선배가 없다고 이렇게 처음부터 박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들끼리 서로를 격려하자는 차원에서 회식을 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당직 사령은 기합만 주고 더 이상 그 일을 문제 삼지 않았다. 이 회식사건 이후 학사장교들의 입지가 높아졌다. 더 이상 찬밥 신세가 아니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던 윤 회장은 동기들 사이의 정신적 지주가 됐고, 자연스럽게 인제·원통 지역 학사장교 동기회장도 맡았다.


    "일단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하는 성격 때문에 다른 장교들이 기피하는 당직 근무도 몇 달간 도맡아 했습니다. 저는 사병들과 어울려 지내는 게 좋았습니다. 당시 소위 월급은 10여만원 안팎이었는데, 저는 월급을 아예 당번병에게 맡겨 소대원 회식을 하거나 소대 비용으로 쓰도록 했습니다. 사병들에게 좋은 일이 있거나, 어려운 훈련을 마치고 난 뒤에는 반드시 회식을 해서 그들의 기분을 풀어줬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준 그들이 있었기에 저희 중대의 사기와 단결력은 사단 내 최강이었고, 각종 훈련과 평가에서 번번이 일등을 휩쓸었습니다. 덕분에 우리 중대장은 소령으로 진급하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그가 군대 체질이라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윤 회장이 가장 높이 사는 BBQ의 인재상도 충성심을 가진 인재다.


    능력보단 충성, 충성이 곧 기업의 미래


    "조직원의 충성심은 그 조직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이는 리더와 조직원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한데 뭉쳐 응집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조직원의 유형은 네 가지다. 첫 번째는 능력이 있고 충성심이 뛰어난 인재, 두 번째는 능력은 좀 부족해도 충성심이 뛰어난 인재, 세 번째는 능력은 있지만 충성심이 없는 인재, 네 번째는 능력도 충성심도 없는 인재, 마지막은 버려야 할 직원이다.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충성심이 있는 인재는 언젠가는 자신이 가진 능력의 두 배 이상을 발휘합니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곧 주인의식을 말하니까요. 오늘날 제너시스 BBQ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 또한 바로 직원들의 충성심이었습니다."


    맹목적인 충성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윤 회장이 말하는 충성심은 '열정'을 의미한다. 오너십을 가진 직원들은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달리다 보면 충성심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현재 BBQ는 해외시장을 목표로 충성 중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한국인의 자랑 되고파


    지난 2003년 3월 중국에 진출한 BBQ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상해 중국에서만 170여 개가 넘는 BBQ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어 2004년 스페인 진출, 2006년 일본, 미국, 베트남, 호주, 몽골에 진출해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맥도날드, KFC 등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해외에 진출할 때 사용하는 방식으로, 제휴 대상자에게 브랜드 사용권과 사업 노하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로열티를 받는 계약이다. 일본은 계약금 100만 달러와 BBQ 매장이 들어설 때마다 점포당 이니셜 로열티 5천 달러, 총 매출의 3.5%를 러닝 로열티로 납부한다.


    이어서 2007년 말레이시아 PG그룹을 포함한 동남아 9개국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공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뛰어들었고, 2007년 멕시코, 에콰도르, 파나마 외 10개국과 계약하며 중남미 시장 진출, 2009년 터키, 캄보디아, 2010년 이란, 2011년에는 브라질, 태국, 사우디, 인도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까지 120개국에 가맹점 5만개를 개설할 계획입니다. 저는 음식문화를 파는 외식업과 지식산업을 파는 프랜차이즈 사업, 이 두 가지 영역을 결합해 제너시스 BBQ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만날 수 있는 세계 1등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저와 BBQ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인의 자랑거리로요."


    제너시스는 국내는 물론 세계 유일의 창업 교육시설인 치킨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30여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중앙연구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품질관리에 힘쓰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다.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 그리고 사회적 책임의식이 없는 기업은 꾸준히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저는 늘 BBQ의 1차 고객인 패밀리 사장님들과 협력업체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이 고민을 하던 중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했죠. 그래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지원하는 '아이러브아프리카'에 공식 후원기업으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그들의 1년 생계는 고작 20만원 돈, 전국에 있는 모든 BBQ 매장은 한 달에 약 2만원씩을 모아 점포당 1명의 아프리카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다.



    사람, 난초 키우듯 끊임없이 보살펴야


    "리더십이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점만 지적하면 사기가 떨어지고, 칭찬만 해주면 오만해지는 게 사람의 생리 아니겠습니까? 사람 사이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며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나눠야 하는데, 이를 가능케 하려면 그 어떤 직원보다도 제가 제일 부지런해야 합니다."


    요즘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사람, 회사 초창기엔 규모가 적어서 직원 개개인과 스킨십을 할 수 있었는데 규모가 커지면서 인사관리는 윤 회장의 손을 떠났다. 모든 직원을 그가 직접 챙기는 일은 어려워졌단 얘기다. 멀어지는 사람이 생길수록 그건 그 사람을 더 챙기지 못하는 자신의 게으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기적인 가맹점 운영위원회, 마케팅 운영위원회, 지역별 간담회를 실시하고, 제너시스의 1차 고객인 가맹점 패밀리 사장님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온라인 게시판과 사내지를 발간해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기업의 성장이 곧 가맹점들의 성장이라는 것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기업 입장에선 지속성장이 중요하지만 너무 이쪽으로만 경영이 기울게 되면 패밀리 사장님들 입장과 상충하는 경우가 생기죠. 이럴 땐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해 그들의 입장에 더욱더 귀 기울이며 그들의 니즈를 반영하는 데 초점을 기울여야 합니다."


    BBQ가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도 바로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친했던 사람과 멀어진다는 것은 그 사람 하나만 내게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과 함께 오는 모든 노하우와 가능성, 비전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람은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난초 키우듯이 끊임없이 집중하고, 관심을 표해주는 길 밖에요."


    윤홍근 회장과 제너시스 BBQ도 난초처럼 곧고 청렴하게만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및 기사 링크
    리더피아 www.leader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