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富村(부촌) 1위 올라... 최고 거래가는 '한남더힐'

    입력 : 2015.03.02 09:33

    [작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8만4건 분석해보니]
    전체 거래량 54%가 4억 미만 소형아파트


    '한남더힐' 65억6500만원 1위, 최저가와 가격 차이 107배
    청담동 '마크힐스' 65억 2위 등 실거래가 상위 8곳 강남구 차지
    서초구 평균가 8억8510만원 으뜸… 강남구·용산구·송파구·광진구順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전용면적 234㎡)이 지난해 서울에서 실제 거래된 아파트 가운데 65억6500만원으로 가장 비쌌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아파트 한 채당 평균 거래가격에서 근소한 차이로 강남구를 제치면서 최고 부촌(富村) 반열에 올랐다.


    1일 본지가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을 전수(全數) 분석한 결과, 아파트 총 거래량은 8만4건, 실거래가 총액은 36조원으로 각각 확인됐다. 2013년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22%, 거래금액은 26% 각각 늘었다. 서울지역 아파트 한 채당 실거래가 평균은 2013년 4억4249만원에서 지난해 4억5957만원으로 4%쯤 올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전세입자들의 매매 전환 수요가 겹치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며 "다만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은 크게 뛰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거래가 상위 10곳 중 8곳은 강남구


    지난해 가장 비싸게 거래됐던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이었다. 전용면적 234.64㎡(1층)가 지난해 2월 65억6500만원에 팔렸는데 단국대가 법인 명의로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싸게 거래된 아파트인 서울 구로동 S빌라 33.51㎡(6100만원)와 비교하면 107배 정도 비싸다.



    한남더힐은 옛 단국대 터 11만㎡에 32개동(棟), 600가구로 이뤄진 최고급 아파트다. 당초 임대아파트였지만 지난해부터 분양 전환됐다. 단지 크기에 비해 아파트 수가 적고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의 연면적 비율)이 일반 아파트의 절반 수준(120%)이어서 매우 쾌적하다. D그룹 전 회장의 아들, H그룹 전 회장의 딸 등 부유층과 유명 연예인이 많이 살고 있다.


    최고가 2위는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이스트윙) 전용면적 192.86㎡(20층)로 작년 1월 65억원에 거래됐다. 2010년 7월 입주한 아파트로 지상 20층 2개동에 총 38가구로 이뤄져 있다. 분양 당시 시공사인 메가마크 측은 "국내 0.1%를 위한, 청담동 내에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주택을 짓겠다"고 강조했었다. 청담동 마크힐스는 전용면적 3.3㎡당 가격이 1억1122만원을 기록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1억원대를 돌파했다.


    최고가 3~10위권에는 청담동 상지카일룸2차, 논현동 아펠바움,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삼성동 아이파크, 논현동 라폴리움, 청담동 상지카일룸3차,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등이 포진했다. 한남더힐과 갤러리아포레를 제외하면 10곳 중 8곳이 모두 강남구였다. 분양대행사인 더감의 이기성 대표는 "최고가 아파트들은 마감재도 최고급을 쓰지만 무엇보다 개인 사생활 보호와 보안이 철저하다"면서 "한강이나 남산 같은 조망권과 쾌적한 환경도 최고가 아파트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4억원 미만 아파트가 전체 거래량의 54% 차지


    흥미로운 것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가 강남구를 제치고 처음으로 평균 거래가격 1위를 차지한 점이다. 2013년까지는 강남구가 줄곧 1위였다. 서초구의 지난해 아파트 평균 거래가는 8억8510만원으로 전년보다 8.4% 뛰었다. 반면 강남구는 8억8221만원으로 근소하게 2위로 밀렸다.



    이른바 강남3구 중 송파구가 4위를 기록했고 비(非)강남권 중에서는 용산구와 광진구가 각각 3위, 5위에 올랐다. 도봉구(2억6448만원)는 평균 가격이 가장 낮았다.
    서초구에는 40억~5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는 없었지만 10억~20억원대 아파트로 구성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아파트가 평균 가격을 대폭 끌어올렸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지난해 140건이 거래됐는데 가구당 평균 19억원으로 전년(16억5000만원)보다 15% 이상 뛰었다. 반포자이도 지난해 팔린 146건의 평균 가격이 16억원으로 2013년(15억원)보다 7%쯤 올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초구는 강남·북 출퇴근이 좋고 학군과 한강 접근성도 우수해 신흥 부유층의 선호도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반포·잠원동 일대 노후 아파트 재건축이 대거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주거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평균 실거래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용산구(15%)였다. 이는 분양에 나선 한남더힐 아파트가 지난해 104건이나 팔리면서 전체 평균을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한남더힐을 빼면 용산구의 지난해 가격 상승률은 1%대에 그쳤다. 마포구는 -16%로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대부분이 저가(低價) 소형 아파트라는 사실도 주목된다. 전체 거래량의 54%가 4억원 미만 아파트였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인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전체의 7% 남짓했다. 금액대별로 3억원대가 25%로 가장 많았고 2억원대(20.9%)와 4억원대(16.4%), 5억원대(10.7%) 순이었다. 주택 면적으로 보면 거래된 아파트 10건 중 8건이 전용면적 85㎡ 미만 중소형이었다.


    하지만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도 최근 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 3928건이던 거래량이 지난해 5463건으로 40%(1535건) 정도 급증한 것.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형 고가 아파트는 지난 4~5년간 공급이 줄고 가격도 많이 내렸다"며 "당분간 실수요자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거래가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