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브랜드 대상] 브랜드, 소비자에 대한 신뢰이자 기업의 도덕성이다

  •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서영호 교수

    입력 : 2015.02.09 14:48

    브랜드란 말은 원래 옛날 우리 선조들이 자신이 키우던 가축에 쇠를 달군 인두로 피부가죽을 지져서 자신의 소유임을 영구적으로 표시하는 '낙인'이란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브랜드란 낙인을 찍어 자기의 소유를 영구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인간의 원초적 소유 욕구의 발현이다.


    고대적 의미의 브랜드가 다소 부정적인 관점이라면 현대적 의미의 브랜드는 좋은 의미의 낙인으로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타 회사의 것에 비해 질적인 면, 기능적인 면, 디자인, 심미적인 관점에서 영원토록 월등히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는 긍정적인 자부심의 표현이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브랜드의 중요성이 점차 희석될 것으로 예측했다. 왜냐하면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대칭화가 이루어지면 소비자들이 품질이 비슷한 제품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이 책정된 브랜드 제품에 바로 등을 돌릴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 현상으로 나타났다. 많은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인터넷 정보에 표류하다 지치고 실망했고, 그래도 브랜드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갖고 다시 브랜드 제품으로 강력하게 복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브랜드는 다시 말해 신뢰이다. 제품에 대한 신뢰,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에 대한 신뢰, 회사를 운영하는 직원, 경영진에 대한 신뢰이다. 심지어는 그 회사가 있는 국가에 대한 신뢰까지도 포함한다. 그러한 브랜드는 쉽게 쌓이지 않으며 단기간에 쌓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쌓아 올린 브랜드가 추락하는 것, 또한 한 순간이다. 작금의 여러 불미스러운 사태는 그 사실을 여실히 반영해 주고 있다.


    최근 국내 모 항공사 사건이 그렇고 수 십년 전 탄핵위기를 느끼고 대통령직을 사임한 미국의 닉슨 전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는 워터게이트 호텔에 도청을 지시한 적이 결코 없었다. 잘못된 것을 사과하면 될 것을 은폐하려다 대통령직도 내놓고 불명예스럽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신뢰의 바탕에는 깊은 도덕성이 자리잡고 있다. 도덕성이 훼손되는 순간 브랜드 이미지는 회복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인터넷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강하게 해 준 측면이 있지만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추락시킬 때는 더욱 강력하고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브랜드가 낙인이 될 수 있다. 브랜드가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경영인과 기업, 그리고 사회에 요구하는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