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현실이 되다(3)

  • 서진영 경영·철학박사

    입력 : 2015.02.02 15:43

    (나) 전구 산업 - 토머스 에디슨


    * 1847년 미국에서 태어난 토머스 에디슨은 "천재란 99%가 땀이며 나머지 1%가 영감이다."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끊임없이 연구와 창조를 계속한 사람이다.


    - 그런데 에디슨의 발명 혹은 상상은 없던 물건을 창조해 내는 것보다는 상업적으로 응용할 수 있게 하는 것에 가까웠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① 에디슨이 만들어낸 산업 - 전자 투표기록기 등


    * 예를 들어 에디슨은 1868년에 전기투표기록기로 최초의 특허를 받았다. 에디슨의 전기투표기록기는 오늘날의 전자투표와 같은 것이었다. 전자투표는 각 의석에 설치된 전자투표 장치를 사용해 찬성,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 그 결과가 빠르게 전산 집계되어 전광판에 표시되는 방식이다.


    - 우리나라에서 전자투표 방식이 도입된 것은 2000년 16대 국회부터다. 에디슨은 130년이나 지난 후에 한국에서 사용될 일반화될 기기를 발명한 것이다. 이렇게 앞선 발명품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 일로 에디슨은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유용하게 쓰이는 상상을 중심으로 한 발명에 집중하게 된다.


    - 즉, 에디슨이 발명한 1871년에 인자전신기, 1872년 이중전신기, 1876년에 탄소전화기, 1877년에 축음기, 1879년에 백열전등, 1891년에 영화 촬영기, 영사기 등은 모두 상업적인 활용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② 백열전등 사례


    * 이 중 백열전등의 사례를 통해 에디슨의 상상이 지닌 특징을 살펴보자.


    - 에디슨은 1878년부터 백열전구의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당시 가장 적합한 탄소 필라멘트 재료로 인정받는 대나무를 사용해서 40시간 이상이나 계속해서 빛을 내는 전구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각종 필라멘트 재료를 구해 비교 실험을 하는 한편, 필라멘트의 모양을 바꿔 가면서 무려 천 번이 넘는 실험을 했다. 실험 비용도 무려 4만 달러에 달했다.


    -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에디슨은 백열전구의 원리를 발명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모습을 갖춘 백열전구를 발명했다는 사실이다. 에디슨은 백열전구의 특허 출원서에 다음과 같은 표현을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다. '기존의 전기 램프를 개선, 발명의 목적-실용적 백열전구의 생산'이라고 했다.


    쉽게 표현하자면 에디슨의 발명품들은 근본 원리에서부터 출발한 창조물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것일지라도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시키고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또 다른 발명품이었다는 것이다.


    ③ 발명의 시작점


    * 에디슨 본인은 타인이 많이 사용한 신기하고 흥미 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찾아 개선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바로 발명의 시작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오늘날 학생들을 위한 발명교실 같은 데서는 더하기, 빼기, 아이디어 빌리기, 모양 바꾸기, 재료 바꾸기 등도 모두 발명의 한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다. 연필 꼭대기에 지우개를 단 지우개연필 역시 분명한 발명품인 것이다. 소위 창의적 모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근본 원리부터 고안하지 않은 발명품이라 할지라도 상상의 출발부터 실현까지의 과정은 험난하다. 처음 원리를 고안한 사람, 이미지를 그린 사람, 시제품을 만든 사람이 각자 권리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백열전구만 하더라도 에디슨이 활동하기 이전이나 비슷하나 시기에 헨리 우드워드, 조지프 스완, 하인리히 괴벨 등 많은 사람들이 권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대부분 오랜 시간 점등할 수 없었고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제품의 모습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디슨의 특허는 그 원리가 에디슨의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당성에 대한 소송이 시작되었다. 1883년의 일이었다. 결국 7년에 걸친 지루한 싸움 끝에 에디슨의 발명은 인정되었다. 하지만 그의 회사는 엄청난 소송비용으로 많은 손실을 보았고 그 결과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 1897년 11월 4일, 미국 특허청에 토머스 에디슨이 제출한 특허 신청서의 첫 부분에는 "나는 나 이전의 마지막 사람이 멈추고 남겨 놓은 것에서 출발한다."는 문구가 분명히 적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면서 외로웠지만 강렬한 상상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다 간 에디슨 덕분에 우리 주변의 많은 문명의 이기가 탄생한 것이다.


    (다) 나노 산업 - 리처드 파인먼


    ① 나노 기술의 아버지, 리처드 파인먼


    * 나노기술의 아버지인 리처드 파인먼은 1918년 5월 11일, 미국 뉴욕시 퀸즈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 MIT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과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공부했고 프린스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을 때 나이는 24살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의 원자폭탄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팀원으로 일했다는 것이다. 전쟁이 끝나자 1945년부터 코넬대학교 이론물리학 조교수로, 1950년부터 캘리포니아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리고 1965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 1959년 12월 29일, 파인먼은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개최되었던 미국 물리학회에서 ‘바닥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다. 물리학의 새로운 영역으로의 초대’라는 인상적인 내용의 강연을 했다. 이 당시 그는 고작 40대 초반의 나이였다.


    - 그는 이 강연에서 원자들은 텅 빈 공간이라고 했다. 나노의 원자로 구성된 분자의 세계가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는 매우 작은 구조물을 세울 수 있는 건물터가 되리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그 텅 빈 공간에 무수한 상상의 세계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마치 꿈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 세계인 동시에 꿈의 세계다. 그는 장차 2천∼3천 개의 원자로 구성된 작은 기계를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부터 나노기술이 비롯되었다.


    - 당시 파인먼의 강연을 이해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10나노 또는 20나노 반도체 기술을 만들어낸다. 텅 빈 공간에 선을 그어 무수히 많은 100억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세우는 기술이다.


    ② 텅 빈 세계


    * 물리학자들에 의하면 우리 몸의 99.999%는 텅 빈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공간을 채우는 물질로 보이는 나머지 0.001%도 텅 빈 공간이라고 한다. 원자의 전자와 핵을 제외하면 대부분 텅 빈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외견상 견고해 보일 뿐이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소리인지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분명 내 몸은 존재하는데 텅 빈 공간이라니 말이다.


    하지만 나노 공간에 대해 이해하고 나면 어느 정도 수긍하고 고개가 끄덕거려질지도 모른다. 나노는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로 난쟁이를 뜻하는 말인 나노스(nanos)에서 유래되었다. 1나노미터(nm)라고 하면 머리카락의 1만분의 1밖에 안 되는 초미세의 세계다.


    - 0.1나노는 원자는 음전하(-)의 전자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는 핵을 갖고 있다. 이 핵 안에는 6개의 쿼크들(quarks) 중 3개의 쿼크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가장 밖에 있는 음전하(-)를 띤 전자 수와 똑같은 양전하(+)의 양성자(proton)와 중성자(neutron)들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의 원자 안에 있는 이들 전자, 중성자, 양성자, 쿼크 등을 모두 제거해 버리면 99.999%가 텅 빈 공간이라는 점이다.


    * 스코틀랜드의 천문학자 말콤 롱에어(Malcolm Sim Longair)는 "0.1나노 크기의 원자가 만약 축구 경기장 크기라면 그 안의 원자핵은 축구공 크기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엄청나게 큰 원자와 엄청나게 작은 원자핵, 그리고 그 사이 99.999%의 텅 빈 공간. 즉, 원자를 이루는 99.999%는 텅 빈 공간이다. 그래서 미국의 철학자 하이럼 스탠리(Hiram M. Stanley)는 "공간이 사물로 가득 찬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물이 공간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했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아직까지는 118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세포 하나에는 666조 개의 원자가 있다. 지구에는 70억 사람들이 있고 지구가 속한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계에는 1,000억 개의 별들이 있다.


    - 그 다음 각각 1,000억 개의 별들로 구성된 우리 은하계 주위에는 12개 난쟁이 은하계가 있고 그 너머로 다시 수천억 개의 은하계들이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우주 삼라만상이 텅 빈 공간인 것이다.


    - 우리가 보는 것의 99.999%, 우리가 욕망하는 것의 99.999%, 그 모든 것의 99.999%는 텅 빈 공간이다. 물질로 보이는 나머지 0.001%도 텅 빈 공간이다. 아니, 22개의 원자로, 666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우리 인간도 텅 빈 공간이다. 바로 이 텅 빈 원자의 세계가 나노(nano)의 세계이며 앞으로 도래할 피코(pico)의 세계다.


    ③ 파인먼의 제자, 에릭 드렉슬러


    * 파인먼의 제자인 MIT 공대의 에릭 드렉슬러(Eric Drexler)는 파인먼의 바통을 이어 받아 나노 영역을 더욱 넓혔다. 그는 1986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창조의 엔진(Engines of Creation)]에서 어떤 제품이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으로 구성된 '만능 조립장치'가 미래에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 그는 이미 존재하는 재료를 깎고 붙이는 것이 아니라 원자나 분자를 구슬꿰듯 조합해서 자동차 기어나 반도체 칩, 분자 로봇 등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을 나노기술이라고 명명하였다. 이런 장치가 일단 만들어지면 그것은 자신과 똑같은 장치를 만드는 데 쓰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기복제와 자기조립 및 자기조직화의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이런 장치를 수도 없이 만들어 낼 것이다.


    - 생각해보라. 그것은 정말 꿈처럼 환상적인 세계가 아닌가? 우리가 먹고 입고 생활하는 데 쓰는 모든 것은 결국 고작 118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런 장치가 개발되면 물과 공기, 그리고 기타 몇 가지 원소 화합물을 집어넣고 햄버거라는 버튼을 누르면 몇 분 후에 뜨끈뜨끈한 햄버거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드렉슬러는 이런 만능 조립장치는 기본적인 물리 법칙을 위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는 개발되어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드렉슬러의 말은 분명 옳다. 그가 말한 과정의 반복, 즉 자기복제와 자기조립 및 자기조직화라는 바로 공정프로세스 상의 지적재산권에 해당된다. 물과 공기, 즉 수소, 탄소, 질소, 산소들은 분자에 해당하며 만능 조립장치는 바로 분자제조기에 해당되는 것이다.


    ④ 분자 제조기


    *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보자. 2030년경에 분자경제가 되면 음식을 사러 마트에 갈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소주가 필요할 때 먼저 인터넷에서 소주 만드는 방법(요리법, 지적재산권, 공정프로세스 특허, 디자인 특허 등등)을 다운받는다. 그 다음, 118개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원소들이 빌딩블록되면 수소, 탄소, 질소, 산소라는 4가지 분자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제 요리법과 분자들을 분자 제조기에 입력하면 소주가 완성된다.


    - 드렉슬러의 말처럼 요리법에 따라 원소(원자)들이 자기복제(빌딩블록) 기술에 의해 분자를 만들고 분자들이 다시 빌딩블록되어 물질을 만들고 물질들이 다시 빌딩블록되어 소주가 만들어진다. 모든 것이 118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기때문에 어떤 제품이든지 이런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식이나 사물을 만드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참으로 경탄할 만한 일 아닌가? 이를 분자혁명 또는 분자경제(Molecular Economy)라 한다.


    - 거짓말 같은 이 일은 이미 실현 중에 있다. 바로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3차원 프린터 덕분이다. 실제로 미 국방성에서는 피자를 찍어내는 3차원 프린터를 야전에 배치했고 3차원 프린터로 찍어낸 무기가 문제가 되고 있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앞으로 장기나 혈관까지도 3차원 프린터를 통해 맞춤식으로 찍어낼 것이다. 50여 년 전, 리처드 파인먼의 상상이 현실이 되어 서서히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이런 나노기술은 어떤 산업을 가져올지, 조금 어려운 내용을 CWPC - 2014년 6월 1 주차 서평 [유엔미래보고서 2040 : 도전하는 미래가 살아남는다] (박영숙, 제롬 글렌, 테드 고든, 엘리자베스 플로레스큐 지음, 교보문고, 2013.)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⑤ 새로운 소재 산업 - 클레이트로닉스 소비자 제품 혁명


    * 물건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나노물질 클레이트로닉스(claytronics)가 미래의 집 안 풍경을 바꿀 것이다.


    - 카네기멜론 대학교 부속연구원에서 궁극적으로 항상 변하는 재료 직물(shape-shifting fabric) 기술을 샌프란시스코 인텔 개발자 회의에서 발표하면서 클레이트로닉스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 물질은 적당한 전압을 가하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평평한 직물조작을 3차원의 자동차모델로 변화시켜준다. 찰흙으로 어떤 모양이든 빚을 수 있는 것과 같이 나노찰흙(nano clay)으로 어떤 형태의 물건이든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로봇 제작 프로젝트에서 기원한다.


    * 핵심기술인 나노로봇 '캐톰(catoms)'은 정전하와 전기자기장의 힘을 이용해 스스로 움직이고 물질을 재구성해 그 형태와 기능을 근본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가구가 만들어졌다가 필요에 따라 침대, 소파, 또는 대형 테이블의 모양이 바뀔 수 있다. 의자는 개인에 맞게 즉시 성형되고, 벽, 카펫, 천장, 문 및 기타 표면이 필요에 따라 개인이 원하는 색상이나 질감으로 수정될 수 있다.


    또 환경에 잘 적응해 사막에서 먼지와 더위, 정글의 습도에 저항력을 가진 성질로 변한다. 집 안의 가구를 여러 가지 살 필요 없이 소파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다.


    - 미래에 만들어지는 차량의 재료로도 쓰여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것만으로 자동차의 색상을 변경할 수도 있고 디자인도 어느 정도 변형이 가능해진다. 또 제품이 갈라지거나 색이 바래는 등 고장이 나면 이를 자동으로 수정한다.


    투명한 창문은 필요할 때마다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검게 변하거나 채광을 위해 밝게 변형된다. 클레이트로닉스는 놀랍도록 사실적인 형태로 변형이 가능해서 이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되는 미래에는 인간에 가까운 것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⑥ 터미네이터2에서 나온 자가 치유되는 폴리머 개발


    * 미래에는 ‘소모품’의 개념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조업이 끊임없이 물건을 생산하는 것은 거의 모든 물건이 사용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닳고 고장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래에는 자가 치유가 되는 폴리머 기술이 개발되어 모든 제품에 자가 치료 기능이 포함됨으로써 영구히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 스페인의 과학자들이 어떠한 약물이나 촉매가 없음에도 스스로 치유해서 원상태로 복귀시켜 주는 최초의 자가 치유 고분자를 개발했다. 스페인의 전기기술연구소에서 이본 오드리오졸라(Ibon Odriozola) 박사는 칼에 의해 두 개로 절단된 뒤 스스로 다시 붙는 폴리우레탄 네트워크를 개발해 선보였다. 터미네이터 폴리머가 탄생한 것이다. 영화 [터미네이터2]에 등장하는 T-1000은 파괴되더라도 원래의 형태를 그대로 재생하는 로봇이다.


    오드리오졸라 박사는 자신이 만든 폴리머가 항상 치유되거나 재생하고 살아있는 것처럼 작동하므로, 이 기술을 '터미네이터 폴리머'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2시간 동안 97%의 치료 효율성을 보여준 터미네이터 폴리머는 향후 밀봉 또는 접착제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 자가 치유 고분자는 부서진 교량을 재결합하게 해주는 등 대규모 작업도 가능하며,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면 인간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까지는 온도, 빛, 또는 산도와 같은 환경적 조건을 촉진하기 위해 외부 촉매가 필요하다.


    - 스페인 바스크 대학교의 고분자화학 전문가 데이비드 메세레예스(DavidMecerreyes) 교수는 자동차, 주택, 전기 부품에 이 재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많은 플라스틱 부품의 보안 및 지속적인 유지 보수에도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드리오졸라와 메세례예스 팀의 연구는 더 강한 고분자 재료에 집중할 것이며 그 목표는 현재 폴리우레탄 합성 물질보다 더 부드러운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⑦ 자가 치유 콘크리트


    * 우리나라 건물의 수명은, 아파트를 예로 들어 볼 때 약 25년 정도다. 서양에서 돌로 지은 집들이 수백 년간 사용되는 모습을 볼 때, 현대식 건축물의 상징인 아파트의 수명은 지나치게 짧다. 이런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는 공기오염과 에너지 사용, 그 외에 아파트 재건축 시 폐기물 처리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 오랫동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콘크리트가 개발되면 아파트는 물론, 교량, 도로, 댐 등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 SOC)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재건축하거나 유지보수하는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바스 대학교의 연구진은 박테리아를 사용해 자가 치유가 가능한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콘크리트 균열을 밀봉해주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의 수명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런데 바스 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콘크리트는 작은 균열이 발생하자마자 박테리아가 균열을 메우고 굳혀주었다. 영국의 카디프 대학교와 케임브리지 대학교, 바스 대학교가 공동으로 한 연구에서 황산염 한원 박테리아를 이용했더니 콘크리트가 덜 파괴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응용해 콘크리트를 파괴하는 미생물을 죽이고 밀봉하는 박테리아를 사용해 수명을 늘린 것이 개량된 시멘트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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