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현실이 되다(2)

  • 서진영 경영·철학박사

    입력 : 2015.01.27 18:16 | 수정 : 2015.01.27 18:23

    1)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상상(想像)의 사전적 의미는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것'이다.


    - 이 상상은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어디로 튈지 몰라야 한다. 황당하고, 말도 안 되며,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 싶은 것이 바로 상상이다.


    * 그런데 상상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가장 먼저 무엇이 보이는가? 높이 솟아오른 고층 빌딩이나 비행기, 혹은 자동차, 컴퓨터, 스마트 기기 등 하나쯤은 가까이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누군가 생각했던 상상의 산물이다. 두 발로 직접 뛰지 않고도 빨리 달리고 싶다는 상상이 자동차를 만들었고, 새처럼 하늘을 나는 상상이 비행기를 만들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상상하지 않았다면 그것들은 지금 우리 손에 없을 것이다.


    - 어디 물건과 과학의 발전뿐일까? 모든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상상했기에 민주주의가 나왔고 절대적으로 공평한 세상을 상상했기에 공산주의가 등장했다. 과거 누군가가 상상하고 꿈꾸고 실현하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우리 사회는 우리가 상상한 대로 진화해 간다. 상상의 힘은 이렇게 대단한 것이다.


    * 바로 상상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여기 그 증거가 있다.


    - 1965년에 만화가 이정문씨가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서기 2000년대 생활의 이모저모'라는 그림이다. 태양열 에너지, 전자신문과 인터넷, DMB폰, 재택의료, e러닝, 달나라 여행, 전기자동차, 움직이는 도로 등 당시에는 그야말로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였다.


    - 하지만 어떤가? 2013년 현재, 달나라 여행을 제외한 모든 것이 현실화되어 우리 곁에 있지 않은가!



    2) 상상으로 산업을 만들어낸 이들


    (가) GPS와 원자력 에너지 – 아인슈타인


    *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 한 명인 아인슈타인은 1897년 3월 14일, 독일의 울름(Ulm)에서 평범한 사업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 1905년은 놀라운 해였다. 아인슈타인이 6개월간 다섯 편의 논문을 잇달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과학자들은 수년 동안 하나도 발표하기도 힘든 수준의 논문들이었다. 3월에는 빛의 발생과 변화에 관련된 발견에 도움이 되는 견해를, 4월에는 분자 차원의 새로운 결정을, 5월에는 정지 액체 속에 떠 있는 작은 입자들의 운동을, 6월에는 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을, 9월에는 물체의 관성은 에너지 함량에 의존하는가를 발표한 것이다.


    - 그중에서 4월 논문을 제외한 네 편의 논문이 저명한 학술지인 물리학 연보(Annalen der Physik) 제17권에 실렸는데 이로 인해 물리학 연보 17권은 후대과학자들 사이에서 인류 역사상 최고의 과학 문헌으로 손꼽히고 있다.


    - 아인슈타인은 광전효과와 이론물리학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192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① 아인슈타인 논문 간략 소개


    * 그런데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발표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모두가 상상하지 않으면 시작하기 힘들었을 연구들이다.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대규모 현상을 수반하는 것도 아니며 기존의 과학 법칙에 의존하는 것들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 예를 들어, 1905년 3월 논문은 광양자 가설에 관한 것인데 당시에는 빛의 파동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빛이 에너지를 가진 입자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설명할 수 있는 많은 현상들이 존재한다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그 이상을 바탕으로 금속에 빛이 입사되면 그 충격으로 전자가 튀어나와 전기의 흐름을 만든다는 광전효과를 설명했다. - 5월의 논문은 정지해 있는 물 위의 꽃가루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을 설명한 것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운동하는 물 분자와 꽃가루 입자가 충돌하면서 불규칙한 움직임이 생기는 것으로 브라운 운동을 설명했다. 그리고 통계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꽃가루의 운동 거리를 계산했다.


    - 6월 논문은 너무나도 유명한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한 것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관측자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특수상대성이론은 그때까지 지배적인 이론이었던 갈릴레이와 뉴턴의 역학을 흔들어 놓았고 기존의 시공간 개념을 근본적으로 변혁시켰다. 그는 특수상대성 이론을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상상을 통해 단계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물론 현대과학은 이 이론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밝혀냈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을 통해 이전까지의 사고를 능동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대단한 업적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② 아인슈타인이 만들어낸 산업 : 원자력 에너지와 반도체, GPS


    * 아인슈타인은 9월 논문에서 질량-에너지 등가관계 법칙은 E=mc2를 제안했다. '운동에너지가 아무리 증가하더라도 물체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수 없으므로 결국 질량이 속도에 따라 증가하는 것 아닐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법칙이었다.


    - 그런데 이 법칙 이 훗날 원자력 에너지와 원자폭탄을 만드는 시금석이 되었다. 그의 상상을 통해 인류는 더 이상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원자력 에너지를 얻었다. 또한 다양한 기능을 하는 반도체칩을 제조할 수 있게 되었고 GPS로 정밀하게 위치 추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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