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시장 키워놨더니"…모바일 상품권 '카카오 독식' 논란

뉴스1 기자 ㅣ
등록 2014.07.04 15:17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카카오) © News1

카카오톡 선물하기 모바일 교환권 주요 변경사항. © News1

카카오가 지난 1일부터 스타벅스와 베스킨라빈스, 파리바게트 등의 모바일 상품권을 직접 유통하면서 그동안 카카오를 통해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던 기업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가 시장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 거래를 만들고 있다며, SK플래닛이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카카오를 제소한데 이어 원큐브마케팅도 4일 제소한다.
현재 모바일 상품권의 90% 이상은 '카카오 선물하기'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카카오톡 가입자끼리 이모티콘 형태의 모바일 상품권을 주고받는 서비스다. 2011년부터 SK플래닛(브랜드명 기프티콘)·CJ E&M(쿠투)·KT엠하우스(기프티쇼)·윈큐브마케팅(기프팅) 등이 상품권 발행회사와 직접 제휴를 맺고 '카카오 선물하기'를 통해 상품권을 판매해왔다.

2006년 12월 네이트온에서 처음 시작된 모바일 상품권은 2010년 500억원 규모이던 시장이 올해 5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5년새 시장규모가 10배 이상 커진 데는 '카카오 선물하기' 서비스가 결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 상품권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카카오가 모바일 상품권을 직접 판매하겠다고 나서자, 그동안 모바일 상품권을 카카오에 공급해왔던 업체들은 '모바일 공룡의 횡포'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카카오는 상품권을 직접 판매하는 이유로 "모바일 상품권 환불 및 미사용 문제 등을 놓고 소비자 민원이 많아 서비스 품질 향상 차원에서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은 상품권 판매업체가 여러 개로 분산돼 있어 혼란스럽고, 전송오류가 일어나면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몰라서 불편하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동안 유효기간이 지나서 쓰지 않는 상품권에 대한 낙전 수입이 모바일 상품권 업체들의 대표적 수입이었다"며 "모바일 상품권 사용자들이 불편했던 환급, 환불에 대해 개선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상품권 개요© News1

하지만 CJ E&M을 제외한 SK플래닛과 KT엠하우스 윈큐브마케팅 등 3사는 카카오의 주장은 독점사업자의 횡포를 오히려 뒤집어 씌우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정부의 모바일 상품권 관련 환불 가이드라인이 시행돼 문제가 많이 개선됐다"며 "그럼에도 카카오가 일방적으로 상품권 판매계약을 종료한 것은 건물주가 장사가 잘되는 세입자에게 내가 직접 하겠으니 아무 조건없이 나가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카카오의 모바일 상품권 직접 유통은 '시장 독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록 모바일 상품권의 90% 이상이 카카오를 통해 판매되더라도 그동안은 간접판매 방식이었기 때문에 '독식' 우려는 없었지만, 직접판매하게 되면 시장독식으로 이어져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 간접판매를 통해 2012년 53억원, 2013년 11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그러나 직접판매를 하면 수수료까지 아낄 수 있어, 카카오의 상품권관련 매출은 올해 254억원으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417억원까지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권 제휴업체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는 또 있다. 서비스 초기 구체적인 수익모델이 없던 카카오의 숨통을 트이게 해준 사업이 바로 '모바일 상품권'이었고, 제휴업체들이 그 일등공신이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KT엠하우스 등이 '상생을 외치며 성장해온 카카오가 이제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어제의 동료들을 몰아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KT엠하우스 관계자는 "가장 먼저 카카오와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시작한 입장에서 카카오의 이번 일방적 조치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상생을 강조하던 카카오가 이제와서 제휴사와 함께 키워온 시장을 독차지하겠다고 나선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고 이미 지난해말부터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업체들에게 알리고 의사를 충분히 설명했다"며 "특히 카카오에 상품권을 공급하던 업체들은 대기업 계열사들로 횡포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업체 관계자는 "윈큐브마케팅과 같은 경우는 직원이 30여명 정도의 소기업"이라며 "또 유통사 외에 하부 대행사들이 있어 만약 카카오가 브랜드사들과 직접 모바일 상품권 영업을 하면 이들 중소업체들은 모두 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