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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지역화폐 사용하는 온라인 도서공유 서비스 ‘구름 위의 도서관’ 오픈

앱피타이저 기자 ㅣ appetizer@chosun.com
등록 2014.04.11 10:02

주민들이 읽은 책을 등록하고 서로 빌려볼 수 있는 온라인 도서공유 서비스 '구름 위의 도서관(www.mybookcloud.co.kr)'이 오픈했다.

이 도서관은 주민이 책을 빌려주면 지역화폐를 적립해주고, 지역 내 미용실, 분식집, 빵집, 카페 등 가맹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비영리단체 후원금을 낼 수 있다. 책을 빌려보는 주민은 3천원의 왕복 배송비만 내면 볼 수 있다. 도서관은 책 배송과 대출과 반납 업무를 맡아서 해준다.

'구름 위의 도서관'은 2013년 수원시가 사회적기업희망재단의 사회적기업육성사업을 통해 1년 동안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최근 개관했다. 이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도서관이다. 공유 아이템은 ‘책’이고, 1호점의 서비스 지역은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과 호매실동으로 국한하고 있다.

독특한 점은 ‘지역화폐’를 도입하고 철저하게 ‘지역기반의 폐쇄형 서비스’를 추구, 단순히 책을 넘어 지역 주민과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을 아우르는 지역 공유경제 활성화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구름위의도서관 김경훈 대표는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에서 ‘공유경제’가 중요한 어젠다”라며, “특정 행정구역을 단위로 도서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출액의 일부가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컨텐츠를 생산하는 공동체(초,중등 대안학교, 공동육아 어린이집, 방과후학교, 협동조합 등)에게 재정적 후원금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고 말했다.

'구름 위의 도서관'은 스스로 시장을 좁힘으로써 사업 초기 한정된 자원과 역량을 지역에 집중할 수 있고, 오히려 더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원시를 예로 들면 동일한 서비스 플랫폼을 약 20개 지점으로 추가 확장할 수 있고 약 4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나아가 단순한 책 공유를 넘어 대안경제 영역으로까지 확장시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설계도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설계가 가능한 이유는 지역화폐의 도입 덕분이다. 구름위의도서관은 금곡동과 호매실동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 ‘별’을 도입했다. 이 화폐는 주민들이 도서를 공유할 때뿐만 아니라 각 업종의 지역 소상공인, 단체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개관 1주 만에 1호 제휴 가맹점도 생겼다. 수원에서 자전거이용 활성화 및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마을사업을 3년째 진행 중인 ‘꿈꾸는자전거’가 그 곳. 꿈꾸는자전거 박미정 대표는 “책꽂이에 방치되어 있던 책을 이웃과 공유해서 좋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적립한 지역화폐를 자주 가는 가게에서 사용하거나 공동체를 위해 후원할 수도 있어서 좋다”며, “'구름 위의 도서관'이 오픈 하자마자 첫 번째로 가맹점 업무협약을 맺었고 몇몇 분들은 2,500별을 후원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화폐 ‘별’은 처음 금곡동에 있는 초등대안학교인 수원칠보산자유학교에서 학교의 장터 때만 사용되어 왔다. '구름 위의 도서관'은 이 지역화폐를 지역 전체로 확장시켰다. 이 도서관은 오픈 공유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의 구애를 받지 않고 지자체별 도입과 확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과거 실험적으로 지역화폐를 도입하여 운영하다 중단한 지역이나 지금 한창 활발하게 운영 중인 지역, 처음부터 지역화폐를 도입하고 싶은데 관련 서비스가 없어 운영을 못하는 지역 등 모든 지역에 '구름 위의 도서관' 지점 개설이 가능하다.

또한 온라인 도서관이기 때문에 책을 보관, 비치해야 하는 공간이 필요 없어 건물 임대료와 도서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은 도서대출 서비스 이용료를 낮춰주고 지역의 작은 가게들과 마을공동체의 재정적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지역 기반 폐쇄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배송비도 절감할 수 있고 배송 속도도 일반 온라인서점보다 더 빠르다.

최근 서울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별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고 관련 지원정책들도 이어지고 있어 공유경제 관련 사업의 국내 시장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관련 업종도 유휴공간, 의류, 요리, 악기, 자동차, 경험 등 유,무형의 자산에 걸쳐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공유경제 사업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지역기반의 대안경제 영역으로까지 확장시키려는 오픈 공유플랫폼 서비스인 '구름 위의 도서관' 등장은 큰 의미가 있다.

김경훈 대표는 “지금은 비록 단순한 도서 공유사업으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비스로써의 공유를 넘어선 대안경제 영역으로의 사업을 지향한다”며 “미국에서 그랬듯이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그래서 오히려 시장경제를 강화하는데 일조하는 공유경제영역의 사업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로 키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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