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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9-××××라 안 받았더니 중요한 업무 전화… 스마트폰 '스팸 식별 앱' 딜레마

이옥진 기자 기자 ㅣ
등록 2014.01.07 03:01
직장인 김모(30)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법정공휴일인 1일을 제외하고 하루에 4~5차례씩 '1599'로 시작되는 정체불명의 전화에 시달렸다. 이 번호로 전화가 걸려올 때면 김씨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전화번호 식별 애플리케이션(앱) '후후'<사진>에는 '최근 3개월 내 스팸 신고 기록 존재(5000건). 대출 권유·보이스피싱·기타 유형 스팸'이라고 떴다.

이 번호가 스팸 전화일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김씨는 3일 오후 다른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1년 전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A은행 직원이 화급한 목소리로 "고객센터에서 마이너스통장 대출 연장 건으로 통화를 계속 시도했는데 받지 않아 지점에서 전화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1599로 시작되는 번호는 은행 고객센터 번호였고, 만약 이 전화도 받지 않았다면 아직 상환하지 못한 500여만원을 한 달 내에 갚아야 할 상황이었다는 걸 알고 김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법 스팸·보이스피싱 등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최근 많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번호로 온 전화는 무조건 받지 않다가 꼭 필요한 전화를 놓쳐 낭패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대출 연장, 카드 한도 증액, 보험료 납입과 같은 문제로 은행·카드사·보험사 등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일부 관공서도 '070' 등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를 도입하면서 본의 아니게 스팸 번호로 오인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후후' 앱처럼 스팸·보이스피싱 전화를 걸러주는 앱들이 인기를 끌면서 '070'이나 '1588' 등으로 시작되는 번호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앱들은 이용자들이 스팸이라고 신고하는 번호들을 공유해 그 번호로 전화가 오면 경고성 메시지를 띄운다. LIG손해보험 이용무 고객컨택센터장은 "보험 계약관리나 보상 처리 등 꼭 필요한 업무상 전화도 안 받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최근 고객이 안심하고 받을 수 있도록 '레터링 서비스(발신 시 상대 휴대전화에 발신자명을 알려주는 기능)'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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