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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돈만 쓴 교육청 애플리케이션

앱피타이저 기자 ㅣ appetizer@chosun.com
등록 2013.08.20 13:46

울산시교육청은 작년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취업지원센터를 열면서 인터넷 사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만들었다. 예산 1900만원이 들었다. 그런데 19일 현재 스마트폰 앱 '채용 정보'란에 올라온 '구인 정보'는 지난 3월 5일에 올라온 생산직 모집 정보가 마지막이다. '인재 정보'를 클릭하자 '작성된 인재 정보가 없다'는 문구가 뜬다. '취업뉴스', '공지사항'에 올라온 글도 모두 작년 12월에 올린 것이다. 지금까지 이 앱을 내려받은 사람은 500명도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늘면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다양한 교육용 앱을 개발해 내놓았다. 하지만 조선일보에 따르면 제대로 관리되는 앱이 드물고, 홍보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만든 앱을 검색하면 총 36개가 뜬다. 앱을 개발하는 데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 들어간다. 하지만 36개의 앱 중 다운로드 횟수가 5000회 미만인 앱이 69%(25개)다. 이 중 500회가 안 되는 앱도 11개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이 초등학생들이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작년 10월 만든 '진로고민 JOBGO' 앱에는 직업에 대한 단편적이고 추상적인 설명들이 올라와 있다. 예컨대 '직업과 편견' 코너에는 '좋은 직업이란?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성실히 맡은 일을 다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쓰여 있고, '다양한 직업' 코너에는 '다양한 직업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함'이라고 쓰여 있는 식이다.

경기도 파주시에 사는 초등학생 학부모 최선희(46)씨는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진로고민 JOBGO를 내려받았는데 내용이 너무 부실해 황당했다"며 "이런 걸 만드는 데 나랏돈을 쓴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진로진학교육 담당자는 "진로고민 JOBGO라는 앱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그만큼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뜻이다.

콘텐츠는 괜찮은데 홍보가 제대로 안 된 앱들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1680만원을 들여 개발해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동네 신나는 체험여행' 앱은 지역의 문화·예술·체육 시설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 앱도 5000여회 정도 다운로드됐을 뿐이다. 서울시교육청 담당자는 "가정통신문과 보도자료를 내고 홍보를 했지만 이용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앱 만드는 게 유행처럼 번져서 앱 개발을 많이 하는데 담당자가 바뀌면서 콘텐츠 업데이트가 제대로 안 되고 홍보도 잘 안 되니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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