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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읽는 몽환적인 소설 '지문사냥꾼'

앱피타이저 기자 ㅣ appetizer@chosun.com
등록 2012.05.14 10:21
지문사냥꾼
업데이트: 2012.04.30
용량: 205 MB
제작사: ThinkCube
다운로드: 앱스토어
등급: 9+ 등급
가격: $ 4.99 1995년에 데뷔한 2인조 남성그룹 “패닉”은 철학적이고 사회비판적인 가사와 서정적이면서 때로는 파격적인 멜로디의 노래로 인기를 끌었던 가수입니다. 패닉의 노래는 그룹의 리더인 가수 “이적”이 주로 만들었는데 동화적인 내용의 노랫말을 이용해 사회비판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잘 표현해내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지요. 이적은 패닉 해체 후에도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였는데, 본인 스스로 개설한 홈페이지에 몽환적인 짧은 단편 소설을 올리면서 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5년, 가수 이적이 공개한 글과 소설 중에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은 몇몇 글을 모아서 “지문사냥꾼”이란 제목으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소설이라는 장르보다 “이야기”로 불리우길 바란다는 이적의 말처럼 환상적인 내용의 이야기들이 음산하고 독특하게 펼쳐져 있던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책 “지문사냥꾼” 중에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이야기는 책 제목과 동일한 단편 소설 ‘지문사냥꾼’과 ‘제불찰 씨 이야기’ 였습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모두 좋았지만, 이 두 이야기의 경우는 이적씨가 특별히 아낀다는 느낌이 더 왔었지요. 그 중 ‘제불찰 씨 이야기’ 는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불찰 씨 이야기’ 못지않게 색다른 느낌을 주었던 단편 “지문사냥꾼”이 아이패드용 인터렉티브 도서로 새롭게 단장하여 출시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지문이 사라지는 기이하고 일이 벌어지게 된 한 도시에 얽힌 으스스한 이야기가 아이패드에서 펼쳐치는 도서앱 “지문 사냥꾼”을 소개합니다.





예전에 책 “지문사냥꾼”을 읽어 보신 분이라면 앱의 구성과 삽화가 무척이나 눈에 익을 것입니다. “지문사냥꾼”은 기존에 출간된 책의 삽화와 구성, 글씨체까지 비슷하게 재현해 냈기 때문입니다. 마치 책이 그대로 아이패드 안으로 들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그렇다면 차라리 책을 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도 있습니다만,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기기를 만난 “지문 사냥꾼”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경험을 사용자에게 줍니다. 기존 도서는 글과 단순한 삽화로 모든 분위기를 전달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독서를 즐기는 많은 분들은 소설에 삽화가 들어가면 “아동용”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기에 국내에서 출간되는 소설책들은 되도록 삽화를 넣지 않는 편이지요.





그러나 책 “지문 사냥꾼”은 과감히 삽화를 이용하여 책의 기이한 분위기를 읽는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아이패드용 “지문 사냥꾼”은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그 분위기를 몸소 체험하게 해줍니다.

앱으로 글을 읽다 보면 끊임없이 불협화음과 스산한 음악, 효과음이 나오게 되는데 글 내용과 어우러져 불편하고 음산한 느낌을 느끼게 해줍니다. 글 내용에 어울리는 소리가 아이패드에서 나온다는 것은 꽤 독특한 경험이 됩니다. 글과 삽화를 그냥 읽을 때보다 몰입감을 더해주고 혼자 글을 읽을 경우 적막하고어 으시시한 느낌도 생기게 해줍니다. 글 내용의 현장감이 살아나는 것 같지요.

또한 삽화 자체에도 인터렉티브 기능이 들어있어서 사용자가 터치하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고 그림이 바뀌는 등의 효과를 보여줍니다. 책에 인쇄된 삽화보다 더욱 생동감 있는 모습으로서 읽는 사람과 교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글 내용이 없는 빈 화면을 터치하면 마치 사용자의 지문이 묻어나듯 핏빛 지문이 찍혔다가 사라지는 것도 글 내용과 잘 어울리는 인상적인 효과입니다.





사실, 도서 앱 “지문 사냥꾼”은 기존에 아이패드용으로 출간되었던 수많은 인터렉티브 도서 중에서 특출난 기능으로 돋보이는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간 나왔던 도서앱 보다 효과들이 절제되고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국내외에 나와있는 독특한 아이디어의 인터렉티브 도서보다는 참신함이 덜한 편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인터렉티브 도서 앱보다는 "지문사냥꾼"이 도서앱으로서 더 나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른 인터렉티브 도서들은 한가지 중요한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사용자가 보는 것이 “책”이란 사실입니다. 책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매체이지 삽화나 깜짝 놀라는 효과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아이패드로 전자도서가 활성화 되면서 많은 출판사들이 새로운 효과로 무장한 도서앱을 출시했지만, 책 내용에 더욱 집중하도록 만들어주는 “절제되고 효율적인” 인터렉티브 환경을 구현한 앱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지문사냥꾼”은 큰 점수를 받을 만 합니다. 적절한 효과음과 절제된 효과는 사용자로 하여금 책 내용에 집중하고 그 흐름에 동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아마 어두운 방 안에서 “지문 사냥꾼”을 홀로 읽으신다면 내용에 몰입되어 무서움을 느끼시는 분도 있으실지 모릅니다.

아쉽게도 “지문 사냥꾼”앱에는 가수 이적의 다양한 글 중에서 ‘지문 사냥꾼’ 에피소드만 들어있습니다. 더 다양한 이야기를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무척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도 다른 멋진 이야기인 “제불찰 씨 이야기” 가 가까운 시일 내에 도서앱으로 출시된다고 합니다. “지문 사냥꾼”의 완성도를 보았을 때 무척 기대가 되네요. 한여름을 앞두고 후텁지근한 밤을 서늘하게 지새우고 싶은 분이나 기묘하면서도 몽환적인 이야기를 즐기는 분이라면 잊지 마시고 “지문 사냥꾼”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몇 시간을 기이한 세계로 이끌어 줄 것 입니다.






필자 안세종 리뷰어는 아들 둘 밖에 모르는 바보아빠로 웹/프로그램 기획, 개발 분야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현재 태블릿PC를 이용한 교육 사업을 준비 중이며, 취미생활 블로그(nacsuh.tistory.com)을 비롯한 다수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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