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빛난다. 엔필의 ‘Birzzle(버즐)" 1편
▶ 3번째에 겨우 결정된 캐릭터
엔필은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 만들었던 캐릭터는 네모난 박스 형태였다고한다. 하지만 박스를 아무리 귀엽게 만들고 디테일을 살려도 뭔가 아쉬웠다. 그냥 귀엽기만 했기 때문이다. 인기있는 다른 게임들의 캐릭터를 조사했다. ‘비주얼드’라는 게임에 보석이 깨지는 효과가 재미있으면서 인상적이었고 뭐니뭐니해도 ‘앵그리버드’의 새는 친숙했다. 깨지는 효과가 주는 ‘재미’와 앱 게이머에게 앵그리버드가 주는 ‘친숙함’을 결합시켜보기로 했다.
귀여운 새 캐릭터가 깃털을 날리면서 없어지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옮길 때 약간 찌부러지기도 하며 깜짝 놀라기도 하는 등 버즐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내부 반응도 좋았다. 이렇게 버즐 캐릭터는 처음의 박스에 이어 3번째에야 겨우 결정되었다.
▶ 부드러운 움직임 위한 성능 최적화에 집착
프로그래밍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은 손가락 끝으로 캐릭터를 부드럽게 옮기는 느낌을 주기위해 성능 최적화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버즐 게임이 주는 최대 매력은 사용자 자신이 직접 캐릭터를 움직이고 있다는 확실한 느낌이다. 그 때문에 캐릭터가 손가락 끝의 움직임에 맞춰서 부드럽게 따라와야 한다.
버즐을 개발 완료한 초창기에는 캐릭터가 손가락 끝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블록 단위로 뚝뚝 끊어져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손가락은 이쪽에 있는데 캐릭터는 옆 블록으로 이미이동해 있는 식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채용한 것이 초당 60프레임. 프레임이 많아지고 비주얼 디테일에 신경을 쓰다보니 성능 저하로 인해 끊김 현상이 생겼다. 그래서 앞서 언급했듯이 프로그래밍 측면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은 ‘성능 최적화’이다.
엔필은 이 작업을 통해 3D에만 성능 최적화가 필요한 줄 알았더니 2D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성능 최적화가 필요함을 느꼈고, 그 경험은 엔필의 노하우가 되었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 마케팅? 無케팅? 운이 따랐던 마케팅
엔필이 가장 신경을 쓰지 못한 것 중 하나가 '마케팅'이라고 한다. 회사 내부에 마케팅 전문 인력도 없었고 외부에도 특별한 홍보 채널이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한 가지 한 것이라면 기존에 활동 중이던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에 ‘버즐 앱이 나왔다’는 소개 정도였다. 버즐을 외국에 론칭했지만,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 중 홍콩이나 미국 계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기에 그에 대한 기대였다. 사실 해외에 있는 다양한 앱 리뷰 사이트에도 메일을 보냈었다. 하지만 대다수가 유료로 가능하다거나 광고 배너를 제안해서 포기했었다.
어떻게 보면 엔필은 마케팅 측면에서 운이 따랐던 케이스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블로거가 스스로 게임을 사용해보고 리뷰를 해서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SNS로 주변사람에게도 추천해줬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일본 앱스토어에서'주목할만한 앱'에 올랐고 다운로드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의 행운은 호주로 이어졌다. 호주에서도 ‘주목할만한 앱’에 올랐고 다운로드수가 급상승했다. 네덜란드에서는 한 유명 리뷰 사이트에 소개되고나서 짧은 기간이나마 다운로드수가 많이 올라갔었다.
▶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버즐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엔필이 마지막으로 든 것은 ‘완성도’였다. 2010년 12월에 거의 개발 완료된 게임을 2011년 4월 5일에 출시한 것은 완성도를 높이는 데 그만큼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앱스토어에는 기능이나 아이디어가 좋은 게임들이 너무나도 많은 반면, 상당수가 완성도면에서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생각한다.
엔필은 기존에 제품을 오랫동안 만들어봤기 때문에 제품의 완성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또 대충 마무리했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도 않았다. 버즐을 유심히 살펴보면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의 디테일도 있다고 하니 버즐 매니아라면 이것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같다.
북미 시장 진출과 페이스북 모드 개발 등 ‘버즐’ 지속 발전
당분간 버즐의 행보는 예정되어 있다. LG와 함께 하는 이벤트용으로 안드로이드용 버즐이 출시되고 페이스북에서 친구들끼리 점수를 비교할 수 있는 새로운 모드도 들어갈 것이다.또 북미 시장을 한 번 더 겨냥해 좀더 쉽고 재미있는 모드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해외 퍼블리싱에서 반드시 고민되어야 하는 '부분유료화'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버즐, 첫 단추는잘 꿰었으니 이를 바탕으로 좀더 높이 좀더 멀리 날아볼 생각이다.
글로벌앱지원센터는 중소기업청이 지원하고 한국생산성본부가 운영하는 모바일 1인창조기업 지원센터이다. 매년 3차에 걸쳐 지원자를 선정하여, 우수한 앱을 개발하고 글로벌 마켓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개발자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http://www.globalappcent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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