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는 그 제조 원료에 따라 크게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으로 나뉜다.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모두 원재료는 천연 우라늄이다.

플루토늄은 천연 우라늄 속에 존재하지 않고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그 부산물로 생성되는 물질이다. 우라늄(정확히 말하면 우라늄 235)은 천연 우라늄 중에 그 비중이 0.7%에 불과하다.

천연 우라늄에서 우라늄탄의 재료인 우라늄 235를 만들어 내려면 정제 과정을 통해 그 비율을 0.7%에서 90% 이상으로 농축시켜야 한다. 이 과정을 바로 우라늄 농축이라고 부른다. 농축 정도가 20% 이하로 낮으면 저농축 우라늄, 농축 정도가 90%를 넘으면 고농축 우라늄이라고 한다. 3~5% 농축률의 저농축 우라늄은 경수로의 원료로 쓰이지만, 농축률을 높이면 핵무기 원료로 사용된다. 북한이 최근 영변에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다는 소식을 서방 세계에 흘린 속내는 '우리가 경수로에 사용될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1, 2차 핵실험에 사용한 핵폭탄은 플루토늄 방식이다. 플루토늄 제조는 원자로와 대규모 재처리시설 등이 필요한데 제조 공정이 우라늄 농축에 비해 쉽고 가격이 저렴해 개도국의 핵무기 개발에 주로 이용된다. 그러나 플루토늄 방식은 대규모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은닉이 쉽지 않아 감시에 노출되기 쉽다.

반면 우라늄 농축은 비용은 많이 들지만, 소규모 공간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은닉이 쉽다. 북한은 2002년 10월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방북했을 때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실토해 제네바 합의를 파탄냈다. 북한은 작년 9월에도 "경수로 핵연료 보장을 위한 우라늄 농축기술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실제 성공했는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린다. 만일 북한이 플루토늄 방식에 이어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면 북한 핵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