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1년부터 영세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아파트 ESCO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ESCO(Energy Saving Company)사업이란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이나 단체가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ESCO)을 설립해 에너지 절약 설비를 시공하고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은 기존 에너지 사용량과 절약된 에너지와의 차이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사업을 말한다.

정부는 우선 공공임대 아파트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향후 ESCO 사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시장활성화(시장창출, 투자확대), 경쟁력강화(대형화·전문화, 기술력제고), 산업기반 강화(제품·설비 육성, 해외시장 진출)에 초점을 둘 방침이다. 에너지절약 잠재시장은 연간 260조원 규모의 방대한 시장으로 향후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국이 주도할 전망이다. 이 중 ESCO로 실현된 시장규모는 16조원으로 미국이 연평균 22％로 성장하며 세게 시장의 43％를 점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연평균 33％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에너지절약 잠재시장은 10조7000억원 규모로 이중 ESCO로 실현된 시장규모는 세계시장의 1.2％에 불과한 2000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ESCO 시장은 지난 10년간동안 2.6배 성장했지만 2008년 이후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른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등 민간투자가 급감하면서 시장이 사실상 정체된 상황이다. 특히 70％가 정책자금에 의한 시장으로 민간투자는 600억원(3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ESCO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시장 창출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물 부문은 공공기관, 아파트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산업 부문은 신사업모델·대형사업 발굴 등을 추진한다.

예컨대 1만㎡ 이상 건물을 보유한 공공기관(1090개)은 에너지 진단을 통해 5％ 이상의 개선효과나 투자금 회수기간이 10년 이하일 경우 ESCO사업을 의무적으로 추진토록 총리지침이 개정된다.

아파트의 경우, 건물 에너지소비의 56％를 차지하는 가정의 ESCO 활성화를 위해 아파트전용 ESCO 브랜드인 'SAVE (Save Apartment Via ESCO)'를 도입한다. 정부는 ESCO 사업을 발주할 경우 국가계약법을 준용토록 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주민단체를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아파트 ESCO 지원협의회'를 운영한다.

지경부는 우선 서울 면목동,마포 태영아파트, 상도동 신동아아파트, 제기동 한신아파트, 천호동 태영아파트, 신정동 푸른마을아파트, 신길동 삼성아파트 등 7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2011년 12억원을 투입해 ESCO 신사업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조·화학 공정 등에 IT기술을 적용한 사업모델 검증 및 시범사업을 지원한다.

특히 열병합발전설비, 잉여열 회수 및 네트워킹 설비 등 장기 대형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단일 사업의 지원한도를 기업당 15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확대하며, 정책자금 상환기간을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해줄 방침이다.

ESCO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투자도 확대한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 ESCO의 원활한 자금흐름을 지원하고 정책자금 확대, 민간금융 활성화를 통해 저금리 ESCO 자금공급을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요율 0.5％ 이하의 보증보험을 제공하는 공제조합을 2011년 초기출자금 20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다. ESCO가 공제조합에 출자금을 납부하면 (사업 계약시)출자금과 비례한 채무보증 및 이행보증을 정부는 제공한다.

정부는 또 융자예산 전환과 증액을 통해 중소기업 및 건물 전용의 ESCO 정책자금을 올해 1350억원에서 다음해 4500억원으로 늘리며, 채권시장에서 조달한 민간자금에 정부의 이차보전·신용보증을 결합한 1500억원 규모의 'ESCO 펀드'를 2011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ESCO 산업의 대형화와 중소 ESCO 기업의 전문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같은 방침의 일환으로 지경부는 정책자금 배정시 절약효과, 전문성, 성과보증, 민간투자, 업계 기여도 등을 평가해 선별 지원하는 경쟁체계를 도입키로 했다. 이는 종전의 선착순 자금지원을 지양하고 우수사업에 한해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기업별 한도액(500억원)도 폐지한다.

아울러 우수ESCO지정제도를 냉·난방개선, 폐열회수 등 특정 기술분야에서 사업실적이 일정규모 이상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문 ESCO 지정제도'로 개편한다. 전문 ESCO일 경우 정책자금 지원시 우대해 기술중심의 전문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이다.

또 장비·설비 제조, 엔지니어링 등 원천기술 보유업체의 ESCO 사업참여를 통해 ESCO 업계의 기술수준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원천기술 보유업체에 대해서는 ESCO 정책자금 배정시 가점을 부여키로 했다.

이와 함께 산업기반을 강화할 목적으로 중장기(10년) 시장수요 및 기술동향, 에너지절감잠재량, 국내 산업여건 등을 감안해 산업용 열설비, 산업용 동력설비, 건물 냉·난방, 조명·가전·OA 등 전자기기 등 4개 분야별로 선정하여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또 산·학·연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EETech 20 로드맵 기획단'을 구성하고 4개 기술분과와 총괄분과(해외시장조사, 간사)로 운영한다.

아울려 지속적인 인력공급을 위해 산업공정, 열·전기, 경제성분석, 금융 등 종합적 관점에서 에너지절약 시스템 설계와 사업개발이 가능한 고급 컨설팅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효율과 관련된 산업인력양성센터 교육 과정을 기업수요를 반영한 실무 교육과정으로 개편한다.

정부는 이같은 ESCO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2015년까지 시장규모 1조원, 고용 1만7000명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절약 또한 2015년에는 55만TOE(연간 3000억원)규모의 절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에너지효율개선 투자가 본격화되는 현 시점은 ESCO 산업이 급격히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국내에서도 투자비 회수가 장기(10년 이상)인 CDM,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ESCO는 투자비 회수가 단기(3∼5년)인 현실적 녹색성장 산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