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인상할까?"

13일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시장의 눈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안을 들여다보면 '물가상승', 바깥으로 눈을 돌리면 '환율변동'이 걸려있어 인상과 동결 어느 쪽이든 명쾌한 결론을 내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도 인상과 동결 전망이 반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상황이다. 각각의 논리가 뚜렷한 만큼 금통위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통위가 인상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주된 요인는 '물가상승 압력'이다. 그동안 2%대 중반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전년동월 대비 3.6%로 치솟았다. 한은의 물가목표인 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상기온에 따른 채소값 급등이 주효했던 만큼 공급물량을 늘리면 일정부분 해소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가계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대되면 쉽게 조절되기 힘들다는 점이 더 문제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예상 외 '동결' 이후 시장과의 소통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만큼 인상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당국 신뢰성과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달 중순 기자들과 만나 "오른쪽 깜빡이(인상 시그널)를 켰으면 우회전(인상) 하는 것"이라는 말로 인상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반면 최근 환율하락세는 금리 동결로 이끄는 요소다. 원달러 환율은 한달여 만에 80원 가까이 떨어지는 등 가파른 원화강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기준금리 인상 시 내외 금리차가 확대되고 원화강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선진국을 비롯한 각국이 제로금리로 내리거나 묶어둔 상황에서 (세계 경제 흐름에) 역류한다는 것도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금통위원들의 결정은 시장 내 상존하는 여러 변수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외 경제추이와 금융시장 동향 등 한두달 전에 비해 처한 상황이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대외 변동성 확대로 포커스를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부각되는 강도가 커진 상황"이라며 "지난달보다 금통위 결정이 더 어려워진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