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ㆍ청주ㆍ시흥, 마을형 사회적 기업 들어서
고용창출ㆍ사회복지ㆍ주민화합, 일석삼조 효과

일자리 창출과 복지 향상, 구성원 간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발벗고 나섰다. ‘마을형 사회적 기업’이라는 취지 아래 모인 이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개발해 다 같이 잘 사는 마을을 꾀하고 있다.

◆ 대구 등 3곳, 마을형 사회적 기업 설립

사회적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내는 기업을 말한다. 다시 말해 빵을 만들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빵을 만드는 게 사회적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일하는 재단’은 LH가 지은 임대아파트 단지들을 대상으로 마을 구성원 간의 결속을 다지고, 지역 단위 자생력까지 도모할 수 있는 마을형 사회적 기업 3곳(경북 대구 ‘동구행복네트워크’, 충북 청주 ‘행복마을’, 경기도 시흥 능곡지구 ‘자연마을’)을 선정했다. 앞으로 7개월간 총 5억원의 예산과 전문컨설팅을 지원받게 된다.

‘함께 일하는 재단’ 정태길 사무국장은 “주거단위가 아파트 중심으로 바뀌면서 구성원끼리 상부상조하는 전통적인 마을의 의미가 퇴색된 게 사실이다”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마을형 사회적 기업은 흩어진 사회통합의 근원적인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지역에 맞는 사업 추진

대구 동구행복네트워크는 율하 휴먼시아 5단지(안심 1동 지역)에서 ‘어린이 돌봄서비스’와 ‘도시락 밑반찬 판매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 특성상 공공 임대 아파트 단지 내에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 가정 등이 많아 어린이 돌봄서비스가 절실하고, 먹거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저소득층 가정이 적지 않은 탓이다. 윤문주 대표는 “인근에 비행장이 있어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주민들 형편이 넉넉치 못하다”면서 “공공임대 단지 내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이 주된 목표다”고 말했다.

청주시 성화동에 생길 ‘행복마을’은 인근의 청원군 농촌 마을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을 십분 활용할 참이다. 값싼 유기농 농산물을 도시에 유통하기 위해 농산물을 세척하고 포장하는 ‘로컬푸드 전(前) 처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학교 급식에 납품할 수 있도록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박종표 대표는 “유기농 농산물이 깨끗하긴 하지만 흙이 묻은 채 상품 그대로 커다랗게 포장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불편해 했다”면서 “우리 마을에서 미리 닦고, 크기를 조절하면 수익성은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 능곡지구에 들어설 ‘자연마을’은 주민화합에 초점을 맞췄다. 자체 조사 결과 지역 내에서 월 평균 소득이 50만원 미만 가구가 10%인데, 500만원 이상 가구도 15%에 달해 거주민간 위화감 조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 마을 추진위원회에서는 우선 공동체 아카데미를 만들어 다양한 교육 문화 서비스를 통해 주민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장기적으론 유기농 채소 등을 키우고 팔 수 있는 ‘농부학교’도 만들 예정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지난 20일 시 조직 개편을 통해 ‘사회적 기업계’를 따로 만들었다”면서 “담당 직원이 지원 방안을 놓고 주민들과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 지지 기반 확대돼야

기존의 사회적 기업이 스스로 활로를 개척해야 하는 각개전투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면 마을형 사회적 기업은 지역 공동체라는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생산과 제품 소비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 LH 역시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이들 3곳의 사업 결과를 지켜본 뒤 현재 3곳에서 계획 중인 마을형 사회적 기업을 향후, 약 100곳에 이르는 지역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노대명 박사는 “저소득층이 대부분인 임대 아파트를 중심으로만 마을형 사회적 기업을 이끌어 갈 경우, 양질의 서비스와 제품 생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해당 지역 사회의 다양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마을형 사회적 기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이 기사는 30일 밤 9시50분, 11시50분과 10월1일 오전 7시20분, 10시20분 케이블TV 비즈니스앤 '비즈&현장'을 통해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www.businesstv.co.kr > 영상편집 김성현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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