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의 CEO & Friend

 

윤은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윤은기입니다. 국내 유수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의 특별한 이야기를 듣는 윤은기의 CEO&Friend. 오늘은 국내유통업계의 혁명을 일으켰다는 인터파크 이상규 사장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이 사장님, 안녕하세요.

이상규: 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은기: 인터파크가 창립되던 10년 전에는 전자상거래란 단어 자체가 생소했는데요, 그때 분위기 좀 얘기해 주세요.

이상규: 인터파크가 인터넷 쇼핑몰을 오픈할 당시는 미국의 아마존이나 이베이, 일본의 라쿠텐 같은 전자상거래 사업자들이 생기는 시기와 비슷했습니다. 벤치마킹할만한 대상이 없어서 자체적으로 시작한 것이 한국 전자상거래의 시작이었습니다. 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약 15조원 시장 규모의 새로운 산업인 전자상거래 산업으로 탄생되었습니다.

윤은기: 인터넷 쇼핑몰이 여러 분야에 걸쳐 기여를 하는 것 같은데요, 설명 좀 해주시죠.

이상규: 인터넷 쇼핑몰이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물가인상률이 안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가장 저렴한 값에 동일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인터넷 쇼핑몰 10년사에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또 하나,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원하는 상품을 찾아 바로 결제를 하면 되기 때문에 쇼핑하는 시간을 많이 단축시켰습니다. 시간 단축으로 인해 국민들의 여가를 늘이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은기: 10년 전 매출과 지금 매출을 비교하면 얼마나 늘었나요?

이상규: 인터파크 초창기의 하루 판매액은 몇 십 만원도 채 안 되었습니다. 당시 물건을 들고 나가 지하철에서 팔아도 2~3배는 더 팔리겠다는 이야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매년 2배 이상씩 성장을 해서 2007년 기준으로 인터파크와 G-마켓을 포함해 판매액이 약 4조원을 넘습니다. 하루 판매액은 인터파크 사이트가 30억대이고, G-마켓은 100억대 정도 됩니다.

윤은기: 인터넷 쇼핑몰은 속도 경제시대의 비즈니스인데요, 인터파크는 어떤 전략을 쓰고 계십니까?

이상규: 인터넷 쇼핑몰은 방문자 수가 많고 네티즌의 수요도 굉장히 다양해,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넓은 범위의 상품 구색이 중요합니다. 또한 트렌드도 중요합니다. 최근 유행하거나 새롭게 주목받는 상품을 최단시간 내에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공급해야 합니다. 고객이 주문하기까지는 만 하루가 걸리지 않는데, 이런 경쟁력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윤은기: 인터파크 10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이상규: 역시 사업 초창기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은 초고속망이 보편화되면서 활성화될 수 있는데, 10년 전에는 인터넷 네트워크 자체의 보급률이 낮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다음 결제 관련 인프라가 덜 갖춰졌었고, 택배업도 초기라 배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서비스의 질도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이러한 인프라들을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인프라들이 구축되기까지 버티면서 사업을 전개해가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윤은기: CEO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철학이 있습니다. 이상규 사장님의 경영원칙은 무엇입니까?

이상규: 원칙이라고 이야기할 만한 경영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떤 이가 열심히 기획하고 일을 했는데, 그 기획이 어떤 절차를 걸쳐서 회사에 의사결정 되고, 구현되는지는 일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모든 일이 전체적으로 투명하게 보여 질 때,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방향으로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회사 전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인터파크를 투명하게 경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은기: 직장생활을 하다가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이상규: 원래부터 기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기업이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업가 정신이 자본주의 사회 발전에 원동력이란 생각에 ‘보다 좋은 기업을 한 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도전해서, 최선을 다하는 기업가 정신으로 일을 하면 멋진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새로이 꾸게 된 것이죠.

윤은기: 사업가의 길로 간다고 했을 때 부인의 태도는 어땠나요?

이상규: 제가 직장을 그만 둘 때 한 2주일간 고민을 했습니다. 부인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려고 고민 중이라고 했더니 잘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고민을 2주 정도 하고 있으니 무슨 고민을 그렇게 많이 하냐고 했습니다. 저는 사업을 하게 되면 월급도 잘 못 받고, 먹고 살기가 어려워질지 모른다고 말했더니 어려우면 그 상황에 맞게 생활하면 되니까 그런 건 걱정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때 부인의 말이 인터파크를 창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윤은기: 윤은기의 CEO&Friend 인터파크 이상규 사장님과 함께 하고 있는데요, 이상규 사장님과 특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SK텔레콤 인터넷 사업 전략 본부장 이승훈 상무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승훈: 예, 안녕하십니까.

윤은기: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습니까? 특별히 친해진 계기가 있으셨나요?

이상규: 저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85학번 동기입니다.

이승훈: 같은 과 동기에 이름의 알파벳 순서가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에 친해졌습니다. 또 당시에 상규는 시골 사람 중에서 조금 세련되었었고, 저는 서울 사람 중에 조금 순박했었는데, 다르면서도 비슷한 점 때문에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윤은기: 학창시절 두 분은 만나면 주로 뭘 하셨나요?

이승훈: 저는 서울에 살아서 아는 사람들이 많아 상규와 함께 어울리고 여자도 소개시켜주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주로 농활을 많이 갔습니다. 전라도 무안군 몽탄면으로 갔던 농활이 기억에 많이 납니다.

윤은기: 무안군 몽탄면이 지금까지 기억이 나는 것을 보니까 사연이 있었던 모양인데요.

이상규: 당시에는 워낙 돈이 없어서 잘 먹지도 못하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같은 경험을 공유해서 그런지 그때 많이 친해졌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농활을 권장하던 시대가 아니라 돈을 걷어서 갔는데, 주로 돈 없는 친구들로 그 중에서도 돈을 못 내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이승훈: 농활 가면 항상 먹는 것이 밥하고, 된장국으로 한 15일 정도 끼니를 때웁니다. 한번은 배가 고파서 상규가 돌로 뱀을 잡아서 구워먹기도 했습니다.

윤은기: 이상규 사장님 학교 다닐 때 CEO의 기질이 있었습니까?

이승훈: 어렸을 때부터 딱딱 끊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잘했던 것 같아요. 고민을 하면 ‘아니다. 이거다.’ 하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단호하게 결단을 내립니다.

윤은기: CEO에게 오래된 친구가 있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이상규: 승훈이는 저한테 사업에 관한 이야기든, 인생에 관한 이야기든 어떤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거의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가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입니다.

이승훈: 같은 과를 나와서 성공한 친구들이 많고, 자주 보는 친구들도 있어요. 주로 업무상 자주 만나는데, 상규랑은 업무상 만나는 일은 없어요. 업무가 있으면 전화하죠. 업무가 아닌 그냥 만나서 배시시 보고 있으면서 와인 한 잔하고, 인생사는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 그냥 집에 가고 그럽니다. 서로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 같습니다.

윤은기: 이상규 사장님이 큰 성공을 해오셨고, 사업을 통해서 사회공헌도 하신 분인데, 이상규 사장님에게 친구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이승훈: 많은 CEO의 친구들이 주로 건강걱정을 할 것 같습니다. 한때는 건강이 많이 안 좋아서 그런 얘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좀 이기적으로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에요. 인터파크에서 양복이나 신발 등 대부분을 사 입거든요, 물론 인터파크 제품도 좋지만 사장이니까 자기 자신을 위해서 시간과 돈을 투자했으면 좋겠습니다. 애들이 셋 있는데 ‘뭐 먹고 싶니?’ 그러면 육개장, 설렁탕이 먹고 싶다고 말합니다. 보통 아이들은 갈비 사 달라고 그러는데 인터파크 사장 애들은 주로 바라는 게 탕이에요. 사회에 공헌만하지 말고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도 살았으면 좋겠어요.

윤은기: 인터파크가 창립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인터파크의 10년 후 모습은 어떤 겁니까?

이상규: 향후 10년 뒤에는 10조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갖는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중심인 서비스의 제공범위도 토크빈 서비스와 G-마켓 사업을 중심으로 해서 미국부터 시작해서 글로벌 사업으로 전개하고 싶습니다. 사업의 영역에 있어서도 향후 10년 후에는 전자상거래 영역뿐 아니라 다른 새로운 사업영역까지도 더 확장할 계획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윤은기: 이상규 사장님은 젊은이들에게 이상적인 모델입니다.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이상규: 저는 왕성한 기업가 정신이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사업을 만들어나가는 기회와 또 그것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일반적으로 나온 통계에 있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느낍니다. 갈수록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새롭게 뭔가를 할 수 있는 시장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고,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인 어떤 도전정신과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사업을 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윤은기: 두 분이 이렇게 말씀 나누시는 걸 듣다 보니까 서로 든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의 우정도 오래가시고요, 머리카락 백발 되실 때까지 우정이 잘 유지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윤은기의 CEO&Friend. 오늘은 그야말로 유통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인터파크 이상규 사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경영자의 철학, 그리고 고민, 그리고 성공요인은 어떤 것인가 이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비즈니스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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